2004장
기모진은 소만리의 손을 살며시 잡았다. 깊은 그의 눈동자에는 그녀를 향한 미안함으로 가득 찼다.
“그때 내가 조금 더 경계했더라면 이런 걱정은 처음부터 하지 않아도 되었을 텐데.”
기모진은 마음속에 갑갑하게 들어차 있던 죄책감을 토로했다.
“호정이 그날 그렇게 소란을 피워서 기 씨 그룹과 모 씨 그룹의 주식이 모두 상당한 영향을 받았어.”
“그 여자가 계속 이렇게 소란을 피운다면 당신이 하고 있는 프로젝트와 주문이 모두 취소될 수도 있어.”
“당신 너무 억울하게 해서 미안해. 그렇지만 지금은 이 방법밖에 없어.”
미안하다는 기모진의 말을 들으며 소만리는 그에게 활짝 웃어 보였다.
“이건 내가 생각해 낸 방법이야. 그리고 난 억울하지 않아. 일에는 완급 조절이 필요해. 난 호정이라는 여자가 우리의 감정에 그 어떤 영향도 주지 않을 거라는 걸 알아. 게다가 난 그 여자의 존재가 조금도 동정할 가치가 없다고 생각해.”
소만리의 눈에는 모처럼 냉엄한 빛이 끓어올랐다.
“그 여자는 처음부터 당신을 겨누고 있었고 불순한 마음으로 접근했어. 우리가 지금 그녀를 무시하고 있는 것에 그녀는 조금도 불평해서는 안 되는 거야.”
말을 마친 소만리는 안타까운 듯 한숨을 내쉬었다.
“오히려 난 어머니가 더 안타까워. 어머니는 우리를 오해하고 화가 나서 우리 친정으로 가 버리셨잖아.”
기모진은 이 말을 듣고 웃으며 말했다.
“지금까지 이렇게 오랫동안 우리를 보셨을 텐데 어떻게 우리의 성격을 아직도 모르실까? 우리 부부가 모처럼 이렇게 함께하게 되었는데 어떻게 다시 떨어질 수가 있겠어? 그건 도리어 악랄한 마음을 품고 우리에게 접근한 나쁜 사람에게 목적을 달성시키게 해 주는 꼴이 되는 건데. 안 그래?”
“어머님도 조만간 이해하실 거야.”
소만리가 말을 마치자 갑자기 핸드폰에서 알림음이 울렸다.
그녀는 눈을 내리깔고 핸드폰을 보더니 이내 눈살을 찌푸렸다.
“참 재미있게 돌아가는군.”
“왜 그래?”
기모진이 물었다. 소만리는 웃으며 핸드폰을 건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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