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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0장

소만영은 기모진 앞에서 가냘프고 부드러운 이미지를 잊은 채 미치광이처럼 소만리에게 돌진했다. 소만영이 와인병을 소만리의 얼굴에 내리치려던 순간, 기모진이 손을 뻗어 소만영의 행동을 제지했다. 기모진은 소만리를 그의 뒤로 보호했다. 방금 전까지 술에 취한 그의 눈빛이 순식간에 멀쩡해져 소만영을 노려봤다. "뭐하는 거야?" 소만영은 기무진이 소만리를 감싸고 있는 것을 보고 화가 치밀어 올랐다. 하지만 소만영은 지금 상황에서는 그저 눈물을 짜내며 약하게 보여야 하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모진아, 정말 때리려고 한 건 아니었어, 이 여자가 계속 네 옆에 붙어 있는 게 보기 싫었을 뿐이야." 소만영을 술병을 내려놓으며 억울한 표정으로 말했다. "모진아, 저 여자 네 관심 끌려고 소만리랑 똑같이 성형한 거 모르겠어? 모진아, 이런 여자한테 현혹되지 마.” 기모진은 성형이라는 말에 흠잡을 곳 없는 소만리의 얼굴을 힐끗 쳐다봤다. 이를 본 소만리가 웃으며 말했다. "당당한 모가 집안 아가씨, 미래의 기가 며느님이 이렇게 무책임하게 말할 수 있어요? 제 얼굴은 부모님이 물려주신 얼굴인데, 무슨 근거로 제가 성형했다고 하는 거예요? 그리고 성형을 해도 죽은 사람 얼굴과 똑같이 성형하지 않아요!" ‘죽은 사람’이라는 말이 기모진의 심장을 찌른다. 기모진은 불과 몇 분 만에 술이 깨는 것 같았다. 이 순간 엄습한 아픔은 그를 가장 사랑했던 소만리가 3년 전에 이미 세상을 떠났다는 사실을 깨닫게 했다. 소만리가 기모진의 곁을 스쳐 지나 소만영에게 다가갔다. "소만영씨, 여기서 화 낼 시간 있으면, 그 시간에 왜 당신 약혼자가 술 취해서 제일 먼저 찾는 사람이 약혼녀인 당신이 아닌 나를 찾았는지 생각해봐요. "너...." "기 대표님, 약혼녀가 질투나 죽는 꼴 보고 싶지 않으면, 앞으로 더 이상 저 찾아오지 마세요.” 소만리는 말을 끝내고 곧바로 가버렸다. 소만영은 이를 갈며 소만리의 뒷모습을 째려봤다. 그리고 고개를 돌려 기모진을 애처롭게 바라보며 그의 팔짱을 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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