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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7장

여자의 옷차림을 보니 모가 집안 하인 같지는 않고, 손님은 더더욱 아닌 것 같았다. 그럼 도대체 누구일까? 소만리가 미처 생각할 겨를도 없이 여자가 눈물을 닦으며 돌아서려 했다. 소만리는 한 걸음 더 빨리 계단을 올라갔다. 소만리는 그 여자의 의문이 채 가시기도 전에 소만영의 목소리를 들었다. 소만리는 방 입구의 벽 쪽으로 붙어 귀를 기울였다. 소만영이 무슨 수를 썼는지 모르지만 그저 소만영이 기뻐하는 목소리만 들렸다. "모진아, 너랑 결혼하게 돼서 너무 행복해, 내 인생 최고의 행복이야!" 기모진은 역시 소만영에게 청혼을 하고 곧 결혼하기로 한 것 같았다. "내가 한 약속은 반드시 지켜." 기모진의 목소리가 가깝게 들려왔다. 마치 그가 소만영과 한 약속을 지키는 것 같았다. 그러나 소만리는 기모진의 말이 귀에 거슬렸다. 기모진, 나랑 한 약속도 지켰다고 말할 수 있어? 너를 기다렸던 10년이란 시간을 모두 짓밟고, 결국 내 목숨까지 앗아간 주제에 소만영이랑 결혼을 해? 내가 너 다시는 웃을 수 없게 해줄 거야. 주먹을 불끈 쥔 소만리는 발자국 소리가 다가오자 황급히 피했다. "나 먼저 내려갈게, 울지 말고 세수하고 화장 좀 고쳐." 기모진이 방에서 나왔다. 그가 아래층으로 내려가는 것을 보고서야 소만리는 제자리로 돌아갔다. 소만리가 방안을 살짝 쳐다봤다. 소만영은 화장대 앞에 앉아 화장을 고치며 승리의 미소를 지었다. 소만영은 웃다가 문득 뭔가 생각난 듯 소만리가 준 선물을 뜯어봤다. 선물을 본 소만영의 얼굴색이 어두웠다. "거울?" 소만영은 이해하지 못했다. 하지만 그녀는 금세 거울을 바닥에 내동댕이쳤다. "흥! 천미랍 어디서 나타난 년인지 모르겠지만, 네가 예쁘면 모진이를 꼬실 수 있다고 생각해? 그래, 너 참 예뻐, 근데 안타깝게도 너랑 소만리 그 악랄한 년이랑 똑같이 생겨서 모진이가 네 얼굴 보면 역겨워할걸! 소만영은 매섭게 이를 갈았다. "네가 모진이 뺏을 자격이나 돼? 모진이는 평생 나랑만 결혼할 수 있어! 나에게 그 누구도 맞설 수 없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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