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00장
낯선 사람이 되었다 치더라도 그들의 어린 딸에게 이런 행동을 하는 것은 예사롭게 보이지 않았다.
그렇지 않으면 어떻게 비행기에서 내리자마자 기여온을 찾으러 갈 수 있을까?
유치원 부근의 어린이 공원.
겨울인데다 평일이어서 공원에는 사람이 거의 없었다.
따스한 햇볕이 내리쬐는 날씨였지만 이 따스한 햇빛으로도 그의 온몸을 따뜻하게 하기에는 충분하지 않았다.
강자풍은 펜스 밖에 서서 회전목마를 신나게 타고 있는 기여온을 보았다.
그의 얼굴에는 이전에 보였던 그 온화한 미소가 사라졌다.
그는 눈을 내리깔고 손바닥 안에 있는 사탕을 지그시 바라보았다.
사탕의 겉포장은 이미 퇴색되었고 안에 싸여 있던 사탕도 지난 2년 동안 변질된 것처럼 기분 나쁘게 끈적거렸다.
그러나 사탕은 퇴색되고 유통기한이 지났더라도 그들의 특별한 관계는 여전히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그가 이런저런 생각에 빠져 있는 동안에도 핸드폰은 계속 진동하고 있었다.
분명 소만리와 기모진이 연락을 하려고 안달이 나 있을 거라는 걸 그는 짐작하고 있었다.
강자풍은 아랑곳하지 않고 회전목마가 곧 멈추려고 하는 것을 보고 다가가 기여온을 기다렸다.
회전목마가 멈추자 그는 손을 뻗어 기여온을 살며시 품에 안았다.
따뜻하고 보드라운 아이의 감촉이 닿자 강자풍은 마음이 꽉 찬 것처럼 든든했다.
그는 기여온을 안고 이곳저곳 놀이 기구를 찾아다니며 그녀가 노는 것을 지켜보았다.
그러는 동안 그는 기여온에게 풍선, 인형, 달콤한 솜사탕을 사주었다.
분명 어린아이들은 사람을 귀찮게 하는 구석이 있지만 그에게 여온은 조금도 귀찮은 존재가 아니었다.
다만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아직도 기여온이 말을 하지 못한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기여온이 말을 하지 못하게 된 이유는 다름 아닌 그의 친누나 강연 때문이었다.
허, 강연.
그녀는 죽었다. 다 죽었다.
이 세상에 있던 그의 가족은 모두 다 죽었다.
“철퍼덕!”
강자풍이 딴 데 정신이 팔린 사이 어디선가 넘어지는 소리가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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