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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72장

그랬다. 눈은 정말 맑고 아름다웠다. 그래서 기모진이 뽑은 건가? 그 여자의 눈이 자신의 아내와 닮았다는 이유로 일할 사람을 뽑았다고? 이런 이유라면 별도리가 없었다. 생김새는 타고나는 것이니 그 사람들이 왈가왈부해 봐야 아무 소용이 없었다. 패배를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사람들은 모두 의기소침해져서 자리를 떠났다. 기 씨 본가의 거실. 소만리는 티 테이블 앞에 서서 생에 가장 친밀한 가족들을 마주하고 있었지만 이제는 낯선 사람인 척해야만 했다. 그녀를 사칭한 여자는 소만리에게 가족들을 소개했다. “이분은 내 시어머니, 이분은 내 친정엄마, 나와 모진의 막내아들. 지금 여기 없는 식구들도 있는데 그건 급하지 않으니까 됐고. 우선 당신의 가장 주요한 임무는 내 친정엄마를 돌보는 거예요.” 여자는 가족 소개를 마치고 특별히 사화정의 곁으로 다가갔다. 여전히 정신이 흐릿해 보이는 사화정을 바라보니 소만리의 마음이 찢어지는 듯 아파왔다. 기모진은 옆에 서 있다가 소만리가 갑자기 눈썹을 찡그리고 어두운 눈빛을 하는 것을 보고 왠지 자신의 마음도 불편해졌다. “당신 이름이 미스 천이라고? 오늘부터 우리 사돈 챙기는 데에만 전념하면 돼. 월급은 섭섭지 않게 줄 거니까 걱정 말아요.” 위청재는 옹알거리는 막내를 안고 일어나 소만리에게 다가가 잠시 그녀의 눈을 바라보았다. “그러고 보니 미스 천 눈이 우리 며느리 소만리를 닮았구나.” 위청재가 이런 말을 하자 기모진과 그 여자의 시선이 소만리의 눈에 집중되었다. 여자도 그제야 소만리의 눈이 성형한 자신의 눈과 확실히 닮았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기모진은 소만리의 예리한 눈빛을 가만히 바라보았다. 이상하게도 그의 심장박동이 점점 방망이질을 하기 시작했다. 그래서 이런 걸까? 그래서 내가 이 여자에게 홀린 듯 자꾸 시선이 쏠리는 건가. 그는 스스로에게 물어보았지만 뚜렷한 답을 얻지는 못했고 갑자기 이 여자의 마스크 아래 숨겨진 얼굴이 궁금해졌다. 그러던 중 위청재의 목소리가 정적을 깨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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