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66장
기모진은 원래부터 소만리가 이런 환경에 놓이는 게 탐탁지 않았는데 경연의 부모가 보이는 태도를 보니 화가 더 치밀어 올랐다.
소만리와 기모진이 돌아서는 것을 본 경연의 엄마는 차가운 눈으로 소만리의 뒷모습을 향해 달갑지 않은 표정으로 외쳤다.
“소만리, 경연이 깨어났다고 해서 내가 너한테 고마워할 거란 생각은 하지 마!”
기모진의 발걸음이 무겁게 멈춰 섰다. 너무나 불쾌해서 당장 가서 따지고 싶었지만 소만리가 그를 붙잡았다.
“모진, 그럴 필요 없어.”
소만리는 매우 담담했다.
그녀는 약간 얼굴을 옆으로 돌려 아름다운 눈매로 경연의 부모를 가볍게 흘겨보았다.
“내가 당신들한테 감사의 말을 기대한 것 같아요? 난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했을 뿐이에요.”
그녀는 말을 마치고 기모진의 팔짱을 끼고 눈가에 노기가 가득 서린 남자를 향해 부드럽게 웃어 보였다.
날이 서 있던 기모진의 눈매가 순식간에 부드러워졌고 그도 더 이상 경연의 부모와 따지기 귀찮아서 소만리의 손을 잡고 병원을 떠났다.
하지만 방금 소만리의 태도를 보니 마치 그녀가 예전의 모습으로 돌아온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는 그녀의 옆모습을 가만히 바라보았다.
햇빛이 그녀의 고운 뺨에 부서져 청아하고 티 없는 작은 얼굴은 더욱 감동을 더해 주었다.
“소만리.”
“응.”
소만리는 사랑스럽게 대답하며 옅은 미소를 지었다.
따뜻한 그녀의 미소에 기모진의 가슴에 아지랑이가 피어오르는 듯 간질거렸다.
그는 그녀의 손을 더욱 힘주어 잡았다.
“소만리, 지금 어디 불편한 데는 없어?”
소만리는 고개를 살래살래 흔들며 기모진에 대한 사랑이 가득한 눈으로 진지하게 말했다.
“그날 내 행동이 당신을 놀라게 한 거야? 그래서 내가 그날처럼 미친 듯이 찬물을 뒤집어쓰지 않을까 계속 걱정돼?”
그녀는 영리한 눈동자를 살며시 굴리며 말했다. 눈에는 맑고 고운 빛이 흘러넘쳤다.
그녀는 기모진을 똑바로 쳐다보고 빙긋 웃었다.
“모진, 나 방금 경연을 만나고 나니 마음이 뭔가 뻥 뚫리고 환해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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