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76장
모현은 한숨을 내쉬었다.
“그래, 아주 잘 됐구나. 너랑 기모진은 이렇게 여러 해를 헤어졌다 만났다를 반복했는데 여태껏 진정으로 즐겁고 행복한 적이 없었잖니. 경연은 재주도 많고 아주 보기 드문 청년이야. 또 네 엄마와 아빠를 구해준 생명의 은인이야. 네가 경연과 함께 한다니 아빠는 정말 안심이 되는구나.”
“어르신 칭찬이 과하십니다. 어르신이 말씀하신 정도는 아닙니다.”
“아니야. 진실을 말하는 거예요.”
모현은 진심으로 경연을 칭찬했다.
“소만리와 이미 혼인신고도 한 사이니 앞으로 우린 한 가족이야. 이젠 어르신이라고 부르지 말고 소만리와 마찬가지로 아버지라고 불러요.”
경연의 점잖은 얼굴에 웃음기가 퍼졌고 조금도 거리낌 없이 ‘아버님’이라고 불렀다.
“그래, 그래.”
모현도 흐뭇한 듯 웃었다.
하지만 소만리는 경연이 ‘아버지’ 라고 부르는 소리를 듣고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
그녀는 애써 웃음을 지으며 경연을 바라보았다.
소만리는 몸을 돌아서며 말했다.
“아빠, 금방 돌아올게요.”
“그래.”
모현은 조급해하지 않고 소만리의 뒷모습을 애틋하게 바라보고 있었다.
경연은 모현을 향해 빙긋 웃더니 소만리의 뒤를 따라 마당으로 향했다.
갓 구운 쿠키를 들고 거실로 들어온 사화정은 거실에 모현 혼자 덩그러니 앉아 있는 것을 보고 약간 서운한 듯 주위를 둘러보았다.
“기다린다면서 왜 갔어요?”
모현은 급히 다가가 사화정의 감정을 달래었다.
“아직 안 갔어. 곧 돌아올 거야. 당신 홍차 한 잔 더 끓여 와. 당신이 다 끓이면 아마 돌아와 있을 거야.”
“정말요?”
사화정은 아이처럼 기대 섞인 미소를 지었다.
모현은 손을 들어 사화정의 이마 앞 잔머리를 귀 뒤로 쓸어넘겨주었다.
세월이 흘러도 사화정의 대한 그의 감정은 식을 줄 모르고 여전했다.
특히 요즘처럼 사화정이 이렇게 변해버린 상황에서는 남편인 그가 더욱 마음이 아플 수밖에 없었다.
“그럼, 어서 가서 끓여.”
“그럴게요.”
사화정이 고개를 끄덕이고 두어 걸음 걷다가
링크를 복사하려면 클릭하세요
더 많은 재미있는 컨텐츠를 보려면 웹픽을 다운받으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