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42장
그가 잠시 동작을 멈추고 불쾌한 듯 몸을 옆으로 돌려 전화를 받고 담담하게 말했다.
“지금 가겠습니다.”
그는 전화를 끊고 돌아서서 냉담한 표정을 짓고 있는 소만리에게 다가갔다.
“나 일이 좀 있어서 나가, 당신 먼저 쉬어.”
소만리는 그에게 눈길도 주지 않고 있다가 경연이 차를 몰고 떠나는 소리를 듣고 바로 경연의 서재로 향했다.
서재 문은 닫혀 있었지만 그들이 결혼할 때 경연이 그녀에게 서재 문의 비밀번호를 알려줬었고 소만리는 쉽게 문을 열고 들어갈 수 있었다.
그녀는 망설임 없이 금고로 걸어갔다. 서재 문 비밀번호와 같은 번호를 눌러 보았으나 실패했다.
소만리는 잠시 실망한 표정으로 금고 앞에 서 있다가 경연의 컴퓨터에 흑강당에 관한 자료가 적지 않게 저장되어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녀가 막 컴퓨터를 켜려던 참에 갑자기 무슨 생각이 나서 재빨리 서재를 나갔다.
경연은 핸드폰으로 서재의 CCTV를 보다가 소만리가 허탈한 표정으로 자리를 뜨자 입술을 찡그리며 웃었다.
그는 기모진이 수감된 곳에 가서 수의를 입은 채 제정신이 아닌 듯한 기모진을 보았다.
경연은 거만한 자세로 병들어 가는 그의 모습을 흐뭇한 듯 바라보고 있었다.
“의심할 필요 없어. 최종 판결은 반드시 사형이야.”
경연은 가슴이 부풀어 올랐고 눈에서는 곧 승리를 거머쥘 듯 기쁨의 빛이 타오르고 있었다.
기모진은 나른하게 벽에 기대어 빽빽이 들어찬 속눈썹 아래 그윽한 호박색 눈동자로 철문 밖에 서 있는 경연을 아무런 동요 없이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IBCI 상관을 만나야겠어.”
기모진이 요구했다. 경연은 가볍게 웃으며 말했다.
“당신은 만날 수 없어. 기모진. 당신이 알고 있는 비밀을 가지고 영원히 이 세상을 떠나. 내가 당신 여자와 아이들 잘 돌봐줄게.”
경연의 도발적인 언사가 떨어지자 기모진은 주먹을 불끈 지으며 날카로운 칼처럼 경연을 노려보았다.
경연은 기모진의 날카롭고 사나운 눈빛을 무시하고 웃으며 기모진에게 다가갔다.
“기모진, 당신은 여자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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