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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5장

아이의 작은 입에서 외친 이 두 글자가 시간을 멈춰버린 것 같았다. 소만리와 기모진은 동시에 그 자리에 얼어붙었고 지금 이 순간 들은 이 말을 믿기 어려웠다. 기모진은 더욱이 자신이 지금 환각을 일으킨 것이 아닌가 의심까지 했다. 그의 어린 공주가 그를 아빠라고 불렀던가? 어리둥절한 표정의 기여온은 아무 반응도 없이 꼼짝 않고 서 있는 기모진을 올려다보았고 빽빽이 들어찬 속눈썹을 살짝 들었다 놓더니 이내 맑은 아이의 눈동자엔 쓸쓸함이 감돌았다. “아빠.” 기여온은 입을 벌리고 다시 소리쳤다. 여리고 청량한 아빠라는 말이 또렷하게 기모진의 귓가로 파고들었다. 이 순간 그는 자신이 잘못 들은 것이 아님을 확신했다. 그것은 환각이 아니었다. 기모진은 갑자기 몸을 웅크리고 앉아 앞에 있는 작은 인형 같은 얼굴을 보며 눈시울을 붉혔다. “여온아.” 그는 움직임이 자유롭지 못한 두 손을 들어 여온의 희고 깨끗한 얼굴을 살며시 쓰다듬었다. “여온아, 우리 여온이 말할 줄 아는 구나. 아빠라고 부를 줄 알아.” 그의 마음이 사무치도록 벅차올라서 말소리마저 떨릴 지경이었다. 그의 딸 여온이 말을 할 줄 안다! 오랜 세월을 기다린 후에야 드디어 그는 ‘아빠'라는 말을 듣게 되었다. 기모진은 자신을 아빠로 받아들인 기여온의 마음을 느꼈다. 그 모습을 보는 기여온의 얼굴에도 점차 달콤한 미소가 번졌다. 다만 아이는 아빠의 눈이 왜 붉어졌는지는 이해하지 못했다. 아빠가 울어? 왜 울지? 기여온은 큰 눈을 깜빡이며 하얗고 보드라운 작은 손을 내밀어 기모진의 눈가에 흐르는 눈물을 살짝 닦았다. 그녀는 천진난만한 웃음을 지었고 귀여운 보조개는 쓸쓸하고 차가웠던 기모진의 마음을 달콤하고 따뜻하게 치유해 주었다. “기모진, 면회 시간이 이미 지났습니다.” 교도관이 재촉했다. 기모진은 이 순간 아이를 꼭 안아주고 싶었지만 결국 손을 놓아야만 했다. 그러나 그가 손을 놓자 기여온의 입술 양쪽에 있던 보조개도 함께 흩어졌고 그녀의 얼굴에는 미소가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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