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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9장

소만리가 궁금해서 계속 물으니 경연은 온화한 얼굴에 수줍은 미소를 떠올리며 말했다. “내가 왜 소문난 젊은 화가란 닉네임이 붙은 줄 알아요?” 경연이 되물었다. 소만리는 고개를 가로저으며 가볍게 웃었다. “들을 준비가 됐으니 말해 보세요.” 경연은 시선을 소만리에게 돌리며 바라보았다. “왜냐하면 당신이 오늘의 나를 만들었기 때문이에요.” “저요?” 소만리는 점점 어리둥절해졌고 이어 경연이 몇 년 전의 일을 말했다. 그때 소만리가 막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 입학을 앞두고 여름 방학을 보내고 있었다. 아르바이트를 구하다가 결국 디저트 가게 일을 구하게 되었고 가게 앞에 그림을 파는 노점상이 있었다. 소만리는 당시 아직 주얼리 디자인을 공부하지 않았지만 그림에 관심이 많았기에 다가가 보았다. 작품들이 모두 꽤 흥미로웠다. 그녀는 그중 한 작품을 집어 들어 보기 시작했다. 그러자 한 소년이 냉담한 표정으로 그녀에게 물었다. “사실래요?” 그녀는 멍하니 있다가 우물쭈물하고 있었는데 그 소년이 말을 했다. “이 그림이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는 만큼만 주세요.” “...” 그때 소만리는 순수한 소녀였고 남의 그림을 들고 있다가 바로 내려놓기가 민망해서 주머니를 뒤졌는데 오백 원짜리 동전 하나뿐이었다. 핸드폰에는 충전된 돈이 있었지만 학비와 생활비를 내려고 준비한 것이어서 여윳돈이 없었다. 그녀는 오백 원짜리 동전을 내밀며 말했다. “죄송합니다만, 저는 이 돈밖에 없어요.” 그리고 그녀는 격려하듯 말을 이었다. “학생, 학생 그림 정말 독특해요. 계속 힘내세요. 학생은 상상하지도 못할 만큼 어마어마한 잠재력과 재질을 갖고 있는 것 같아요.” 소만리는 당시 그 그림을 가지고 갔고 소년은 그녀가 준 오백 원짜리 동전을 받아 들고 환하게 웃었다. 이 말을 듣고 소만리는 마침내 예전에 경연이 오백 원을 기억하느냐고 그녀에게 물었던 것을 이해했다. 그러나 이 일을 그녀는 완전히 잊고 있었다. 만약 경연이 언급하지 않았다면 그녀는 평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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