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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49장

임립은 아직 몸이 허약한 상태라 천천히 말했다. “무슨 소리야. 난… 처음부터 사는 게 의미가 없다고 생각했어. 내가 발견했을 때도 이미 늦어서 어차피 치료 못 했어.”   경소경은 살짝 흐느끼는 목소리였다. “왜 의미가 없어? 너 여자친구도 생겼잖아. 그 임채미씨 말이야. 사는 게 의미가 없으면 여자친구는 왜 사귀었어? 너 분명 살고 싶었잖아…”   임립은 눈을 감고 살짝 고개를 저었다. “그 사람이랑 만나기 전에는 모든 게 좋았지. 미래도 그려보고. 근데 결혼할 상대는 아니야. 그 사람은 놀기만 하고, 놀 생각만 하고, 아직 철이 안 들었어. 나랑 같은 세계의 사람이 아니야. 나는 놀만큼 놀아서 이제 의미있는 걸 하고싶은데, 그 사람은 이제 노는데 맛들였으니 나랑 완전 반대야. 내 예상이 맞다면 그 사람은 어제 저녁에도 분명 술 취해서 집에 안 들어 갔을 거야. 상관없어, 어차피 헤어질 생각이었으니까. 맞다, 내가 죽으면 내 재산은 다 기부해줘. 나도 정침이처럼 좋은 일 좀 하고싶어. 그럼 다음생은 좀 편하겠지…”   목정침은 눈물을 참으려고 눈을 비볐다. “너 이거… 가족들한테 말해줄까?”   임립은 거절했다. “말해서 뭐해? 내가 자기들보다 일찍 죽었다고 축하라도 받으라고? 됐어, 너희만으로도 충분해. 이번생은 이정도면 됐어, 다 누려봤으니.”   이때, 병실 문이 힘껏 열렸다. 임채미는 술 냄새를 풍기며 들어와 침대 앞에서 목 놓아 울었다. “립씨, 어떻게 된 거예요? 왜 이렇게 됐어요? 괜찮아요?”   아무도 입을 열지 않은 채 그녀를 무시했다. 아무도 그녀를 쫓아내지 않은 게 그나마 다행이었다.   임림은 임채미를 보며 “까먹고 말 안 했는데… 우리 헤어져요. 나 오래 못 살고, 당신한테 부담 주고 싶지 않아요.”   임채미는 그대로 멈췄다. “지금 뭐라고 했어요? 왜 말을 그렇게 해요? 당신이 죽으면 난 어쩌라고요? 난 당신을 위해서 귀국한 건데, 혼자서 모든 걸 다 당신한테 걸었는데, 당신이 헤어지자고 하면 나 혼자 어쩌라고요?”   임립은 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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