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90장
진몽요는 단호하게 거절하기도 그렇고, 또 정말 가기도 싫었기에 하람이 난감해진 그녀를 보고 물었다. “또 소경이가 너 화나게 했지? 이건 걔랑 상관없이 내 개인적인 생각이었어. 내가 너한테 잘해주는 것도 걔랑 상관없어. 그러니까 너무 부담갖지마. 일단 계열사에 가서 일 좀 해보고 정 안되겠다 싶으면 이직해도 돼. 그렇게 하자.”
하람의 진심을 느낀 그녀는 눈가가 촉촉해졌다. 이렇게까지 말을 하니 그녀는 더 매몰차게 거절할 수 없어서 말했다. “저… 그 사람이랑 별 일 없어요. 그저 번거롭게 해드리기 싫었을 뿐이에요. 그러면 여기서 제일 먼 회사가 어디에요? 제가 그쪽으로 갈게요.”
하람은 눈썹을 찌푸렸다. “제일 먼데? 여기서는 강남구 쪽 계열사지. 남쪽이라 왕복 6시간은 걸릴 텐데, 그것도 차가 안 막혀야지 말이야. 차가 막히면 더 오래 걸려서 여기 올 것도 없이 거기서 집 얻는 게 나아. 우리 집에서 그쪽에 갖고 있는 집 있는데 방 하나 내줄까? 혼자 그쪽에서 살 수 있겠어?”
거리가 멀다는 걸 듣고 진몽요는 안도했다. “네, 괜찮아요. 저 혼자서도 잘 있을 수 있어요. 집은 제가 할 수 있으니까 신경 안 쓰셔도 돼요. 일자리도 도움받았는데, 어떻게 집까지 신세질 수 있겠어요? 그러시면 제가 더 부담스러워요, 그럴바엔 일을 안 하는 게 나아요.”
하람이 웃었다. “하여튼 나보다 고집이 세다니깐. 그래, 집은 그럼 혼자 해결하고 내가 미리 계열사 쪽에 잘 말해 둘 테니까 나중에 몸만 오면 돼. 내가주소 보내줄 테니까 주변에 집부터 알아봐봐. 미리미리 찾아봐야 바로 가서 입주하지. 그럼 난 가볼 게, 내가 챙겨온 과일 꼭 먹어. 과일을 많이 먹어야 피부가 좋아져!”
진몽요는 고개를 끄덕이고 하람을 문 앞까지 배웅하면서 경소경의 차 키를 꺼냈다. “어머니, 이거 경소경씨한테 전해주세요. 차는 아래 주차장에 있으니까 알아서 가져가라고 해주세요. 저는 이제 필요 없어요…”
하람은 조용히 그녀를 보며 무슨 생각인지 몰랐지만 차 키를 받았다.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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