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8장
온연은 손에 들린 숟가락으로 김이 모락모락 나는 죽을 휘저었다. 아주머니의 제안에는 아무 반응도 하지 않았다. 목정침이 어젯밤 자신을 그토록 오래 찾은 것은 자신에게 책임이 돌아올 것이라 여겼기 때문일까? 그녀는 결코 자신이 그의 행동을 좌지우지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집에 돌아오는 것을 원하지 않는 그에게 무릎을 꿇으며 간청할지라도 그는 그저 혐오감을 내비치고 말 것이다.
기사는 인터넷을 통해 빠르게 퍼져나갔다. 목정침은 직접적인 대응을 하지는 않았으나 설 전 마지막 날을 맞아 초등학교에 기부를 하는 행보를 보였다. 온연은 새 기사들을 뒤적거리다 뜻밖의 최신 게시물을 발견하게 되었다. 그녀가 병원에 입원해 있을 때 몰래 찍힌 사진으로, 병실 밖 그 사람이 불법촬영을 한 것으로 추정되었다. 사진 속 온연은 침대에 누워 창백한 얼굴을 한 채였다. 기사의 내용 전체는 목정침의 가정폭력으로 그녀가 입원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었다. 이전 그의 따뜻한 성품이 진실인지 구설수에 올랐다.
온연은 반박하는 댓글을 써내려 갔으나 곧 그녀의 댓글은 네티즌들에 의해 뒤덮이고 말았다. 목정침의 사람됨은 남에게 감히 지탄받은 적이 없었는지 사람들의 반응은 반으로 극명하게 갈렸다. 그때 한 아이디가 온연의 눈에 들어왔다. 그는 되려 악플러들을 비난하고 있었다. 댓글은 욕설이 섞여 있음에도 왜 인지 귀엽기까지 했다. 온연의 기억이 맞다면 이 아이디는 진몽요의 것이다. 기사가 터진 후에도 딱히 진몽요에게 연락하지 않았지만 이런 상황이라면 말 해줄 필요도 없을 듯했다.
다가오는 설을 맞아 입구를 꾸미던 때였다. 유씨 아주머니는 온연의 손에 들린 꾸밀 것을 받아 들었다.
“연아. 내가 할게. 아직 다 낫지도 않았으니 가서 쉬어. 도련님께 전화도 한번 드려보고.”
온연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사실 열 살 터울인 목정침과 어떻게 소통해야 할지 감이 안 왔다. 그녀는 방으로 돌아와 그에게 전화를 걸었다. 예상과 달리 그는 몇 초 지나지 않아 전화를 받았고, 온연은 마음을 다잡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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