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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00장

그는 두 팔을 허리에 올리고 심호흡을 했다. “아직도 고집 부리는 거야? 나한테 애 맡겨 놓고 하루 종일 놀다 왔으면 된 거 아니야? 네 소원대로 나 하루 종일 힘들었어. 그러니까 만족해? 만족하면 나랑 가서 같이 자!”   온연은 나지막이 말했다. “만족 못 해요. 어떤 일들은 그냥 넘어갈 수 있지만 어떤 일들은 아니에요. 확실하게 해결하기 전까지는 당신이랑 말도 하기 싫고 꼴도 보기 싫어요. 당신은 내가 어떻든 상관없지만 애는 꼭 안아야겠다면서요? 이제 겨우 하루 밖에 안됐는데 힘든 거예요? 나는 매일 이렇게 살았어요. 임신 기간 제외하고도 몇 달이나 이걸 견뎌왔다고요.”   조금 짜증이 난 목정침은 막말을 했다. “지금 날 원망하는 거야? 아이를 낳겠다고 한 건 너잖아!”   이 말을 뱉자마자 후회했다.   온연은 오히려 화 내지 않고 가만히 있는 모습이 더 무서웠다. “당신 말은… 내가 원해서 낳은 아이니까 매일 바보처럼 똑같은 날들을 보내고, 원하는 삶을 살 권리가 없다는 거예요? 내가 낳겠다고 해서, 다 내가 책임져야 한다는 거예요? 당신한테 털어놓지 말 걸 그랬네요. 이런 식이면, 아이를 낳은 건 내 책임이니 나랑 아이도 당신이랑 상관없잖아요. 그럼 왜 나를 당신 옆에 두는 거예요? 보고 있는 게 재밌어요? 애가 싫으면 안 키워줘도 괜찮아요. 어쨌든 당신은 내가 애 낳는 걸 못 막았을 테니까요.”   목정침의 태도는 누그러졌다. “미안해… 그런 말이 아니었어. 그냥 순간 충동적으로 말한 거였어. 나도 아이 싫어하지 않아. 원래는 너한테 위험할까 봐 막은 거였잖아. 아이는 우리 둘이 만든건데 그렇게 말한 건 내가 잘못했네. 취소할게. 나중에 애 좀만 더 크면, 그때 가서 일해. 그럼 내가 뭐라고 안 할게.”    온연은 편한 자세로 누워서 눈을 감았다. “할 얘기 끝났어요? 그럼 가세요, 얼굴 보기 싫어요. 나갈 때 불 끄는 거 잊지 말고요.”   목정침은 이럴 때 가면 안된다고 생각했다. 그러면 계속 이 상태가 유지될 것이고 냉전은 해결되지 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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