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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38화

“아빠, 오해예요. 저도 당한 거라고요.” 윤서는 할 수 없이 사정을 찬찬히 설명했다. 윤서의 아버지 임용준은 아무 말도 못하고 듣더니 겨우 입을 열었다. “그렇다면 송영식 대표가 너에게 책임을 져야겠구나. 어쨌든 쿠베라 쪽에서 연락이 왔으니 나랑 네 엄마가 서울로 올라가마. 같이 식사나 한번 하자꾸나.” “네.” 송영식의 집에서 이렇게 빨리 움직일 줄은 몰랐다. 윤서는 재빨리 자기 계획을 아빠에게 말했다. 임용준은 듣더니 벌컥 화를 냈다. “뭐라고? 네가 먼저 유혹을 했다고 말하라고 시켰다고? 이런 놈을 보았나? 내 딸이 이렇게 예쁜데 누가 누굴 유혹해? 좋다. 네 계획대로 가자꾸나. 쿠베라가 명문가라고는 하지만 그 집안 덕볼 생각은 나도 눈곱만큼도 없다. 네 작전에 나랑 네 엄마도 같이 어울려 주마.” “고마워요, 아빠.”윤서가 감동해서 손키스를 날렸다. 옆에서 보고 있던 여름은 은근히 부러웠다. 사실 어려서부터 윤서를 금이야 옥이야 아껴주는 윤서네 집안 분위기가 부러웠던 것이다. 여름에게도 서경주가 있기는 했지만 그래도 윤서네 집에 비길 바가 못 됐다. ---- 해변 별장. 송영식의 차가 요란한 마찰음을 내며 멈춰 섰다. 집에 들어가 보니 백지안이 소파에서 엉엉 울고 있었다. “여긴 왜 왔어? 가! 꼴도 보기 싫어.” 백지안이 송영식에게 울면서 외쳤다. “평생토록 나만 사랑하겠다고 말한 게 대체 누구였더라? 그래 놓고 하루도 못 가서 다른 여자랑 뒹굴다니. 난 배신이 세상에서 제일 싫다고.” “지안아, 정말 미안해. 그런데 내 말 좀 들어 봐.” 화가 나서 들어왔던 송영식은 눈물범벅이 된 백지안의 얼굴을 보자 어쩔 줄을 몰랐다. “어젯밤에 임윤서는 백윤택의 간계에 당했어. 그리고우리 누나가 그 사태에 책임을 지라고 누나가 날 그 방으로 밀어 넣은 거라고. 난 너무 취해서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도 몰라.” “우리 오빠?” 백지안은 속으로 움찔했다. 송영식이 이렇게 빨리 진상을 파악할 줄은 몰랐던 것이다. “그… 그럴 리가.” “누나가 직접 봤대. 그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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