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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35화

“저분은…?” 여름이 결국 돌아보며 물었다. 그러나 제대로 다시 얼굴을 보기도 전에 하준이 확 잡아당겼다. 하준이 사뭇 카리스마 있는 시선으로 여름을 내려다보았다. “다른 남자를 너무 쳐다보지 마.” 여름은 어이가 없었다. “중년 아저씨는 내 취향이 아니거든. 그냥 워낙 아우라가 대단해서 물어본 거지.” “지룡 당주야. 지룡파 두목인데 내 명령만 들어.” 하준이 설명했다. “지룡 당주가 될 수 있는 사람은 우리나라 최고의 인물이야. 지룡에 들어오는 것만 해도 온갖 각고의 시험을 거쳐야 하는데 그런 지룡의 당주이니 당연히 아우라가 있지.” “응.” 여름이 끄덕였다. “아 참, 방금 내가 민 실장 옷을 다 잘라버려서 아마 이제 날 엄청 미워할 것 같아.” “감히 그런 생각도 못 할 거야.” 하준이 뼈까지 시리게 할 정도로 차가운 시선이 드러났다. “당신은 내 사람이야. 당신을 미워하면 날 미워한다는 뜻인데 그랬다가는 뼈도 못 추리게 돼.” 여름은 은근슬쩍 하준을 훔쳐보았다. ‘하여간 높은 자리에 있는 사람은 다들 감히 자기를 배반할 인간은 없고 누구나가 다들 자신에게 충성하고, 공경한다고 믿는 병이 있나 봐. 하지만 사람의 마음이라는 게 얼마나 잡기 어려운 건데.’ “그렇지만 민 실장은 당신 코앞에서 나에게 수치스러운 모욕을 줬던 사람이야. 그건 당신하고 백지안 사이에서 민 실장은 백지안을 더 신경 쓴다는 말이지. 내가 민 실장을 노린 거라고 생각하지 마. 방금 내 복수는 당신에게 주의하라는 뜻으로 한 일이야.” 여름은 당당하게 말했다. 하준은 결국 여름을 흘끗흘끗 쳐다보다가 입꼬리를 올리고 웃었다. “날 신경 써 주는 거야?” “쓸데없는 소리 하지 마. 내가 지금은 당신에게 맞추어 주기는 했지만 당신에게 넘어갈 생각도 없으니까.” 여름이 고개를 숙이고 말을 이었다. “절대 그런 일 없을 거야.” 하준이 여름을 꼭 안았다. “자기야, 앞으로 내 거대한 힘이 당신을 지켜주는 우산이 되어 줄 거야.” ‘당신을 해치는 사람이 아니라….’ 하준은 마음속으로 굳게 맹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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