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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67화

“이래도 모르시겠습니까?” 경찰이 곽철규의 사진을 들이밀었다. “이미 이 남자가 당신 명의의 아파트에서 거주했다는 사실을 알아냈습니다. 게다가 내내 빈번하게 그 아파트에 출입하셨더군요. 경찰에서는 당신과 곽철규가 부적절한 관계였다는 사실을 의심하고 있습니다.” 하준이 얼굴이 확 구겨졌다. 예식장에 경찰이 들이닥쳐 신부가 바람이 났다는 사실을 밝히는 것보다 수치스러운 일이 있겠는가? 하객들은 각자 떠들기 시작했다. 결혼식에서 이런 드라마틱한 일을 접하게 될 것이라고는 누구도 상상도 못 했다. “정말이야? 그러니까 백지안이 웬 남자랑 얽혔다는 거야?” “그런 뜻이 아니겠어?” “말도 안 돼. 둘이 사랑한 지가 십수 년이 넘었다던데. 게다가 저렇게 잘생기고 조건 좋은 남자를 두고 백지안이 다른 남자를 왜 만나?” “하하, 최하준이 밤에 만족을 못 시켜줬나?” “……” 하객이 떠드는 소리는 하준의 귀에도 들어왔다. 하준은 잔뜩 굳은 얼굴로 경찰에게 말했다. “백지안은 내 신부입니다. 언사에 주의해 주시죠.” 하준에게서 뿜어 나오는 압도적인 아우라에 오래도록 형사사건을 담당해온 경찰마저 저도 모르게 움츠러들었다. 그러나 곧 용기를 내서 다시 입을 열었다. “사망자는 확실히 백지안 씨와 관계가 있습니다. 저희가 이렇게 하는 것도 다 최하준 회장님을 위해서입니다. 이렇게 불확실한 상황에서 결혼을 강행하고 싶으십니까? 지금 옆에 서 있는 이 분을 정말 100% 다 알고 있다고 확신하십니까?” “경찰이시니 오늘 이렇게 많은 하객 앞에서 일을 벌일 때는 책임을 질 각오가 있다는 뜻이겠죠? 말씀하신 남자는 나도 만나본 적이 있습니다. 내 아파트를 렌트했으니까요. 집 문제를 논의하고자 그분을 만난 적이 있습니다만 그걸로 불륜 관계로 몰아가시다니 너무하시네요.” 백지안이 분노에 차서 굳은 얼굴로 질책했다. “그렇습니다. 지안이는 그런 사람이 아니에요.” 송영식이 나서서 지적하기 시작했다. “경찰이라고 남의 이름이 먹칠할 일을 이렇게 함부로 해도 되는 겁니까? 그것도 남의 결혼식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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