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42화
하준은 원래 거의 잔병치레가 없는 편이었는데 이번에는 완전히 감기에 걸리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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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날 아침 7시.
여울은 아직 잠들어 있었지만 여름은 일찍 일어나 아이들 밥 먹이는 게 습관이 되어 있는 지라 이미 일어나 아침 준비를 시작했다.
‘오랜만에 같이 잤는데 아침은 맛있게 먹여야지.’
거실을 지날 때 여름은 최대한 소파에 누워있는 형체를 무시하고 지나갔다.
“쿨럭쿨럭!”
하준이 기침하는 소리가 들렸다.
여름은 못 들은 척 하고 냉장고에 가서 호박을 꺼냈다.
“나 감기 걸렸어.”
하준이 주방 문 앞에서 다 죽어가는 소리를 했다.
여름은 들은 척도 안 하고 쳐다도 보지 않았다. 어젯밤 그 민망한 일을 생각하면 저도 모르게 발길질이 나갈 판이었으니 이만하면 잘 참고 있는 셈이었다.
“나 감기 걸렸다니까.”
하준이 여름에게 다가오더니 가만가만하게 말했다.
“당신 감기 걸린 게 나랑 무슨 상관이야.”
여름이 획 돌아서며 눈을 쌩그랗게 뜨고 하준을 노려봤다. 얼굴은 살짝 상기되어 있었다.
그 발그레한 볼을 보고 있자니 하준의 입에서는 저도 모르게 진심이 튀어나오고 말았다.
“어젯밤에 당신 목욕하는 걸 봐서 그러잖아. 그걸 보고 나니 도저히 참을 수가 없어서 찬물로 샤워를 했다고. 그랬더니 감기 걸렸어.”
성인이라면 그 상황에서 찬물로 샤워를 했다는 게 무슨 뜻인지 다 알았다. 그러나 부끄러워하고 앉아 있을 계재가 아니었다.
“얼굴도 두꺼워! 누가 밤에 남의 방에 그렇게 멋대로 들어오래?”
“이불도 줬으면서…. 추웠다니까. 게다가 누가 그렇게 문을 다 열어놓고 샤워를 하냐?”
“애가 밖에 혼자 있는데 어떻게 문을 닫냐?”
“……”
하준은 갑자기 말이 없어졌다. 한껏 깊어진 눈으로 가만히 여름을 들여다 봤다.
함께 지내봤더니 여름이 얼마나 세심한지 알게 된 것이다.
‘엄청 세세한 데까지 세심하게 생각을 하네. 애한테 생선을 주면서 가시도 제대로 안 발라서 목에 걸리게 만드는 지안이랑 다르게.
강여름이 엄마가 된다면 좋은 엄마가 되겠어.’
“왜 사람을 그렇게 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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