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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38화

하준은 지적을 당하자 여름을 노려보았다. “잘도 그런 소리를 하는군. 당신이 그렇게 야단치지 않았다면 애가 휴대전화를 깰 일도 없지. 당신이 먼저 시작한 거잖아?” “최하준 씨, 저렇게 어린애는 시력이 다 발달하지 않아서 함부로 디지털 기기 화면 보여주면 안 좋다는 거 몰라요? 여름이 매우 엄한 얼굴로 여울 앞으로 다가갔다. “내 말이 맞지?” 하준은 여울이 무서워서 울 줄 알았다. 그래서 막 여름에게 한 소리 하려는데 여울이 진지하게 고개를 끄덕이는 게 아닌가! “잘못했어요. 앞으로는 휴대 전화 놀지 않을게요.” “만호가 보고 싶으면 텔레비전을 켜서 보는 거예요. 이제 휴대 전화는 절대로 안 돼.” 여름의 말투가 다시 부드러워졌다. 여울은 다시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는 손을 뻗어 여름을 꼭 안았다. 여름도 포옹을 되돌려 주었다. 여울은 작은 얼굴을 여름의 품에 폭 묻었다. 모르는 사람이 보면 영락없는 모녀로 보일 터였다. 하준은 그 모습을 보며 매우 놀랐다. 막 생각에 잠기려는데 여름이 하준을 돌아보았다. “애한테 핸드폰을 줘서 문제를 해결하지 말아요. 중독된다고. 애를 평생 망칠 셈이야? 이번에 휴대 전화 떨어트린 걸 교훈으로 삼으라고.” “……” ‘그러니까 난 핸드폰 망가진 걸로도 모자라서 망할 누명까지 써야 하는 구먼.’ 하준은 부루퉁했다. “당신이 일찍 왔으면 나도 여울이 심심할까 봐 휴대 전화 따위 들려주지도 않았을 거라고. 통화하고 나서 40분이나 기다렸다고. 그렇게 서인천이랑 헤어지기가 싫었나?” “네! 당신이 갑자기 나타나지만 않았더라면 둘이 같이 돌아오려고 했는데! 사람 그냥 돌려보내서 얼마나 섭섭했는지 알아요?” 여름이 열쇠를 꺼내며 하준을 흘겨보았다. “어? 안지 얼마나 된다고 남자를 집으로 들이고 말이야. 강여름, 너무 쉽잖아.” 하준은 완전히 미칠 것 같았다. 여름과 서인천이 한 침대에 있는 장면은 상상도 할 수 없었다. 살의가 올라올 지경이었다. 여울은 하준의 눈빛이 변하는 것을 보고 여름의 뒤로 숨었다. “큰아빠 무서워졌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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