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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7화

“아, 알겠습니다.” 하준의 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위압감에 팀장들은 숨도 못 쉬고 허둥지둥 자리를 빠져나갔다. 사무실은 순식간에 고요해졌다. 여울은 여름의 목을 끌어안았다. “엄마가 해준 밥이 먹고 싶어서요. 전에 아빠랑 이모네 가서 밥 먹었는데 엄마가 해준 밥이랑 똑같았다고 했더니 큰아빠가 데리고 왔어요.” 그러더니 여울은 여름에게 눈을 찡긋해 보였다. “……” ‘엄마가 왜 갑자기 이모가 됐어? 최하준만 없었으면 엉덩이 맴매감인데…. 아니, 그나저나 이게 다 무슨 일이야? 어쨌든 일단은 맞춰주는 수밖에 없겠군.’ 여름이 아무 말이 없자 하준은 어두운 얼굴로 입을 열었다. “애 하는 말 안 들려? 애기가 당신이 해준 밥이 먹고 싶다잖아.” “아니, 근데 왜 둘이 같이 있는데요?” 여름은 마른 세수를 하며 진정하고 정신을 차렸다. “얘는 양하 씨 딸 아니야?” “양하한테 애가 있는 걸 알고 있었군.” 하준의 말투에는 저도 모르게 원망스러운 감정이 실려있었다. 하준은 여름이 알고 있었다는 사실을 말하지 않았다는 것보다 최양하가 딸이 있다는 사실을 여름에게 말할 정도로 둘 사이가 가깝다는 사실에 화가 났다. “… 나도 얼마 전에 알았어요.” 여름은 하준은 신경도 쓰지 않고 여울에게 다가가 안아 올렸다. “우리 여울이 뭐 먹고 싶어요?” “갈비, 보쌈, 조기구기…” “……” ‘정말 누구누굴 닮아서 이놈의 식탐은 정말이지….’ “그래, 그러면 우리 마트부터 갈까?” 딸이 먹고 싶다니 여름은 열일을 제치고 여울을 데리고 나섰다. 내내 하준에게는 눈길 한 번 주지 않았다. 무시당한 하준은 인상을 찌푸리며 따라 나섰다. “어디서 할 건데?” “당연히 집에 가야지. 여긴 주방도 없으니까. 그리고 마트부터 가야 돼.” 여름은 포기한 듯 하준을 돌아봤다. “당신은 가 봐요. 저녁에 내가 양하 씨한테 연락해서 애기 데려가라고 할 게.” “됐어. 내가 데리고 나왔으니까 내가 데려가면 되지.” 하준은 벨트에 손을 대고 멋드러진 포즈로 여름 옆에 섰다. 세 사람이 위풍당당하게 복도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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