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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0화

이지훈이 두 사람 사이에 끼어들었다. “에이, 하준아. 진정해. 농담하는 거잖아.” “전혀 농담이 아닌데.” 도재하가 입꼬리를 올렸다. 계속되는 도발에 하준의 눈이 가늘어 지더니 냉소를 지었다. “아쉽지만 강여름은 그럴 생각이 없어. 지금 이혼을 안 해주는 건 강여름 쪽이거든.” 그러면서 하준은 여름을 자신에게로 확 잡아당겼다. 여름을 날카롭게 노려봤다. “말해 봐. 나랑 이혼하고 싶은지 아닌지.” 여름이 픽 웃었다. “이혼하고 싶은데.” 하준의 얼굴이 굳어졌다. 여름을 잡아먹을 듯 노려봤다. ‘이런 식이다? 며칠 전까지 죽어도 이혼 안 해주겠다고 난리더니 남자가 생겼다고 이렇게 밀어낸다고?’ “이혼을 하고 싶기는 한데, 지금은 아니야.” 여름이 말을 이었다. “당신이랑 백지안이 날 얼마나 괴롭혔어? 3년 만에 돌아와서 보니 백지안은 여전히 끊임없이 사람 환장할 못된 짓에 여념이 없는데 내가 그렇게 쉽게 FTT회장 사모 자리를 내놓을 줄 알아? 웃기지 마셔.” 도재하가 바로 술을 한 잔 따르더니 인자한 얼굴로 말했다. “네가 어떤 결정을 내리든 나는 널 응원해. 난 기다릴게.” “고마워요.” 여름이 술잔을 들려고 했다. 그러나 술잔을 미처 들기도 전에 하준이 여름을 홱 잡아챘다. “따라와.” “안 됩니다. 이제 막 술도 한잔하고 재미있어 지려는 참인데.” 도재하가 여름의 다른 한 손을 잡았다. “놔. 내 성질 건드리면 같은 업계가 아니라서 내가 아주 죽여버리지는 못한다고 하더라도 회사에 크게 타격은 미칠 수 있으니까.” 하준이 무섭게 경고했다. 두 사람의 시선이 불꽃을 튀기자 여름은 할 수 없이 도재하에게 부드럽데 말을 건넸다. “선배, 미안해요. 내가 다음에 쏠게.” “다음은 없어.” 하준이 덧붙였다. “……” 도재하가 피식 웃었다. 하준의 말은 귓등으로도 안 듣는 듯했다. “그래, 다음에 먹자. 조심하고. 무슨 일 있으면 무조건 전화해. 난 영원히 네 편이니까.” “고마….” 여름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하준이 여름의 어깨를 부여잡고 나가버렸다. 이지훈이 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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