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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0화

‘지안이가 강여름에게 우울증이 있다고 내게 거짓말을 해서 정신 병원에 집어넣은 거잖아? 3년 전에 여름이 죽지 않았더라면 나중에는 정말 정신병동에 강제 입원시켜 지금쯤 강여름은 진짜로 정신병자가 되어 있었겠지.’ 생각만으로도 갑자기 한기가 느껴졌다. “왜 그래? 갑자기 날 그렇게 쳐다보고.” 백지안은 하준이 불안했다. “… 지안아. 3년 전에 강여름은 정말 우울증이었어?” 하준이 갑자기 날카로운 눈빛으로 물었다. 백지안은 속으로 당황했다. 그러나 얼굴에는 전혀 티를 내지 않았다. “날 못 믿어?” 하준이 눈을 깔았다. “아니, 그런 게 아니고 그냥.. 지금 보니까 강여름이 너무 정상이라서, 병이 있었던 사람 같지 않더라고. 생각해 보니까 병원에 넣어 두고 병문안도 한 번 안 가봤네.” 백지안이 일부러 입을 비죽거렸다. “그래, 사실 그때 내가 맥을 짚고 자세히 좀 보고 싶었는데 나한테 뜨거운 물을 뿌리고 막 그러는 바람에 내가 접근을 못했잖아. 100% 병이 있었냐고 물어보는 거라면 나도 확신은 없어. 하지만 확실히 환자 같은 증상은 있었지. 그때 병원에서 수용할 때 진단을 해보고 치료를 했겠지. 그게 내가 뭐라고 한다고 다 되는 일이 아니잖아?” 하준은 바로 입을 다물었다. 백지안은 하준의 눈치를 쓱 보고 나서 안심한 듯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나 하준이 그렇게 물어보니 백지안은 경계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리고 정신 병력은 누구나 인정하려고 하지 않지. 너도 전에….” “됐다, 밥 먹자.” 하준이 말을 끊었다. “그래. 그만하자. 가서 스테이크 가져올게.” 백지안이 곧 스테이크를 들고나왔다. 어찌나 정성스럽게 만들었는지 예쁘게 당근도 장식되어 있었다. 그러나 하준은 한 입 넣었지만 삼키기가 힘들었다. 맛이 없는 건 아니었지만 점심때 여름이 해주었던 집밥이 이상하게 더 당겼다. 사실 전에는 양식을 좋아했다. 그러나 어쩐 일인지 별로 양식이 당기지가 않는 입맛이 되었다. “맛있어?” 백지안이 기대하듯 물었다. “머리는 아직 아파?” 하준은 말을 돌렸다. 백지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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