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bfic
더 많은 컨텐츠를 읽으려면 웹픽 앱을 여세요.

543화

“미안하지만 난 쇼핑할 생각 없어요. 그냥 백지안은 그만 도와줬으면 하는 바람이 있네. 이전에 당신의 기억 속에 백지안이 얼마나 순수한 여자애였는지는 몰라도, 실종되었던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어떻게 알아요? 아직도 예전의 그 순수한 백지안일 거라고 생각하는 거야?” 여름은 하준의 손을 뿌리치며 돌아서서 가버렸다. 하준이 어두운 얼굴로 마른 세수를 했다. 솔직히 오늘의 백지안은 하준에게도 너무나 실망스럽고 낯선 모습이었다. 여름의 녹음 파일이 아니었다면 하준은 영원히 오해 속에 살았을 것이다. 지금 냉정하게 생각을 가다듬어 보니 백지안과 여름이 부딪혔을 때 자신은 무의식적으로 백지안에게로 마음이 기울었던 것 같았다. ‘왜 그런 거지? 내 아내는 여름이잖아? 아내를 믿어주는 게 맞는 거지. 앞으로는 정말 지안이를 멀리 쳐내는 게 맞겠다.’ ---- 다음날 새벽. 아침을 먹고 나서 여름은 옷방에서 검은 원피스를 꺼내 입고 나왔다. 검은 양복을 차려 입고 문 앞에 서 있는 하준을 보니 한참을 서 있었던 모양이다. “백현수 어르신 장례식 갈 거지? 내가 데려다 줄게.” 여름이 싸늘하게 째려봤다. 하준은 씁쓸한 기분이 들었지만 그래도 미소를 쥐어짰다. “백지안 보러 가는 거 아니야. 누가 우리 와이프 괴롭힐까 봐 그래.” “… 오랜만에 듣기 좋은 소리를 다하네요.” 여름이 묘하게 비꼬듯 말했다. “……” ‘언제는 내가 안 그랬나? 뭐, 아무렴 어때? 여름이 기분만 좋아진다면 한소리 들어도 내가 좀 참으면 되지.’ “가요. 어쨌든 당신도 아버님 영정 앞에서 사과는 드려야 할 거 같으니까.” 여름은 가볍게 한숨을 쉬었다. 하준과 말다툼 하고 싶지도 않았고, 하준의 어리석음을 탓할 생각도 없었다. 어쨌든 하준과 백지안은 어려서부터 함께 자란 첫사랑이었다. 하준과 함께 한 지 1년도 안된 자신이 백지안의 교활한 진면목을 까발리려면 천천히 진행하는 수밖에 없었다. “내가? 사과를?” 하준이 흠칫했다. “안 해요, 그럼? 당신만 아니었으면 백윤택은 애진작에 감옥에 들어갔을

링크를 복사하려면 클릭하세요

더 많은 재미있는 컨텐츠를 보려면 웹픽을 다운받으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

© Webfic, 판권 소유

DIANZHONG TECHNOLOGY SINGAPORE PTE. LT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