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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화

‘내가 친자 감별을 부탁하지 않았더라면 소영이가 누명을 쓰지도 않았을 텐데.’ “너희들이 와줄 줄 몰랐다.” 백소영이 입술을 깨물었다. 사실 셋은 서로 친구가 된 지도 얼마 되지 않았는데 재판에 와줄 것이라고는 생각지 못했던 것이다. “우린 네가 안 그랬다는 걸 믿어.” 임윤서가 눈물을 줄줄 흘렸다. “우리가 꼭 항소해 줄게. 그리고 네 부모님도 돌봐드리고.” “고맙다. 혹시 해줄 수 있으면 최대한 빨리 우리 부모님을 모시고 서울을 벗어나 줄래?” 백소영이 미처 말을 마치지도 못했는데 데려가려고 사람이 왔다. 백소영이 고개를 돌리고 입을 열었다. “백지영 조심해….” 그러나 이미 저만치 끌려가 버린 데다 백소영은 목이 메어 제대로 말을 못했기 때문에 여름은 그저 백소영의 입 모양을 간신히 읽을 뿐이었다. “뭐라는 거지? 나한테 뭘 조심하라는 것 같은데.” “그러게.” 임윤서가 백소영의 입 모양을 따라 했다. “패..시…연 조심해?” “……” 그러나 옆에서 연화정이 너무 울다가 기절을 할 지경이라 여름은 이런저런 생각을 할 겨를이 없었다. 둘은 급히 연화정을 부축했다. “어머님, 걱정하지 마세요. 소영이가 살아있기만 하면 희망은 있어요. 저희가 반드시 소영이 꺼내올게요. 1년으로 안 되면, 2년이고 3년이고 노력할 거예요.” “고맙구나.” 연화정은 둘이 너무 고마웠다. “그런데요 어머님, 아버님하고 서둘러 서울을 떠나시는 게 좋겠어요.” 여름이 걱정스럽게 말했다. “아까 소영이가 저희에게 그렇게 해달라고 부탁하더라고요. 아무래도 소영이는 뭔가 어머님과 아버님께 위험이 닥칠 거라는 걸 알고 있는 것 같아요.” 연화정은 좀 망연자실했다. “우리 부부가 평생 누구에게 잘못한 적이 없는데.” “어쨌든 아까 소영이랑 얘기할 때 보니까 뭔가 다급해 보이더라고요.” 임윤서도 덧붙였다. “어머님하고 아버님 동성으로 가세요. 저희 집이 거기에 있거든요. 저랑 오빠가 잘 모실게요.” “얘들아 정말 고맙다.” 연화정이 고마워서 어쩔 줄을 몰랐다. “일단 가서 짐을 챙기세요. 빨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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