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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3화

백지안은 마음이 괴로운 듯 입술을 꽉 물고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그만하자, 영식아. 지안이도 무슨 고충이 있겠지.” 이주혁이 송영식의 말을 끊었다. 송영식은 물끄러미 백지안을 바라보더니 결국 한숨을 쉬었다. “그런데 어떻게 이렇게 갑자기 돌아왔어?” 내내 입을 다물고 있던 하준이 마침내 입을 열었다. 그 익숙한 얼굴을 보니 백지안은 얼굴이 울컥했다. 백지안은 서서히 시선을 그 뒤의 영정사진으로 옮겼다. “다빈이가 죽을 줄은 몰랐거든. 내가 가장 아끼던 사촌 동생인데 무슨 일이 있어도 마지막 가는 길을 지켜봐야 할 것 같아서.” 다들 할 말이 없었다. 지영수가 갑자기 다가와 백지안을 안더니 대성통곡했다. “지안아! 왜 이제서야 왔니? 다빈이가 얼마나 억울하게 죽었는지 모른다.” “삼촌, 지안이가 어쩌다가 그렇게 되었어요?” 백지안이 울먹이며 물었다. 그 말을 듣더니 지영수가 하준을 노려보았다. “다 저 인간의 와이프와 백소영이 우리 애를 모함해서 생긴 일이다.” 백지안의 표정이 굳어졌다. 안색이 창백해졌다. 눈을 깜빡이며 하준을 돌아보았다. “하준아….” 하준은 백지안의 눈을 피했다. “백소영이….” “네 와이프라고 강여름 감싸는 것도 이제 작작 해!” 송영식이 화를 냈다. “강여름은 너무 못된 인간이라 너에게는 안 어울린다고 내가 한두 번 얘기했냐? 이제 지안이도 돌아왔고, 이제 걔랑은 헤어져.” 하준의 미간에 세로줄이 생겼다. 막 한 소리 하려는데 백지안이 급히 끼어들었다. “영식아, 그런 소리 그만해. 어떻게 결혼을 한 사람에게 그렇게 쉽게 이혼하라는 말을 할 수가 있어? 이제 나하고 하준이는 이미 끝난 사이야.” “끝나긴 뭐가 끝나? 하준이 마음속에는 여전히 너밖에 없는데. 설마 너 이제 하준이를 사랑하지 않…” “됐어.” 하준이 굳은 얼굴로 송영식의 말을 잘랐다. “지안이가 살아 돌아온 것은 기쁘지만 난 이제 아내가 있는 사람이야.” “싸우지들 말고, 지안이가 돌아왔으니 기쁜 일이잖아. 밤에 우리 환영식하러 가야지.” 이주혁이 말했다.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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