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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3장

여름의 얼굴에 덕지덕지 거즈가 붙어 있는 모습을 보니 양유진은 마음이 아팠다. “최하준은 당신을 이따위로 취급합니까? 누가 당신을 이 지경으로 만들 동안 대체 뭘 했답니까? 그냥 나랑….” “양 대표님, 경고를 잊으셨습니까?” 상혁이 앞으로 나서며 양유진을 막았다. “난 최하준 씨가 여름 씨를 잘 돌봐 주리라고 생각했었단 말입니다.” 양유진의 얼굴이 분노로 일그러졌다. “사람을 제대로 보호해 주지도 못하면서 대체 뭐 하러 끌고 갔습니까? 자기 능력을 자랑하고 싶었던 겁니까?" 여름은 흠칫 놀랐다. ‘저거였구나!’ 지금까지 여름은 최하준의 마음속에 자신을 담아두고 있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누군가를 좋아한다면서 이렇게 짓밟고 상처를 줄 수는 없지.’ “그건 강여름 씨와 회장님 사이의 일입니다. 제삼자는 빠지십시오.” 상혁이 미간을 찌푸리며 경고했다. “비키십시오. 계속 이러시면 제 할 일을 하겠습니다.” “그만 돌아가세요.” 여름이 부드럽게 말했다. “저와의 약속을 잊지 마세요.” 양유진이 흠칫했다. 더 강해져서 여름을 구하러 오겠노라며 보냈던 문자가 생각났다. “알겠습니다.” 양유진은 주먹을 불끈 쥐었다. 붉어진 눈을 하고 아픔을 꾹 참았다. “부디 건강하세요.” “네, 그럴게요.” 여름이 끄덕였다. 그렁그렁한 눈물이 떨어질 것만 같았다. 서울에서 오직 양유진만이 시종일관 진심으로 여름을 아껴주었다. 자신에게 정말 잘해주는 사람이 누구인지 알고 나니 왜 그렇게 그를 밀어냈었는지 후회됐다. “가시죠.” 상혁이 끼어들어 두 사람이 나누는 시선을 방해했다. 여름은 상혁이 이끄는 대로 걸어갔다. 양유진은 여름이 떠나가는 것을 다 보고 나서 침통한 듯 그 미스터리의 번호로 전화를 걸었다. “대체 최하준은 언제쯤 해치울 수 있소? 이제는 아주 그냥 죽여버리고 싶소!” “천천히 갑시다. 당신은 이제 막 자리를 잡았지만, 최하준의 위치는 굳건하단 말이오. 아직은 함부로 건드릴 수 없소.” 전화기 저쪽 사람이 낮은 소리로 웃었다. “준비는 착착 진행하고 있으니 당신은 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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