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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2화

하준이 휙 고개를 돌려 여름을 쳐다보았다. 다시 열이 뻗쳤다. “강여름 씨, 내 말 못 알아들었습니까?” “알아들었어요. 서유인하고는 못 헤어진다는 소리잖아요?” 여름은 쓴웃음을 지었다. 그렇다면 더욱 하준과 엮여서는 안 된다. “……” ‘이 인간이 평소에는 그렇게 똑똑한데, 왜 이럴 때만 바보야!’ 하준은 답답했다. 계속 여름과 신경전을 벌이는 것이 피곤하고 짜증났다. 엑셀러레이터를 꾹 밟고 신경질적으로 차를 몰았다. “뭐야! 내려줘요!” 여름이 뭐라고 소리쳐도 아무 소용이 없었다. 차는 어느덧 하준의 집에 도착했다. 하준은 여름을 위층으로 끌고 가 소파에 밀었다. 머리 끝까지 화가 치밀었다. “다시 말해줄 테니 잘 들으십시오. 양유진과는 헤어져요. 당신이 내 아이를 가지면 난 서유인과 끝낼 겁니다.” 여름은 번개라도 맞은 느낌이었다. 눈을 크게 뜨고 그저 하준만 바라보고 있었다. 하준은 슈트를 벗어던지고 여름이 기대고 있는 소파 등받이에 양손을 짚었다. 여름의 가녀린 몸이 하준의 커다란 품에 폭 파묻혔다. “강여름, 당신은 정말 마약 같아. 내가 줄 수 있는 마지막 기회야. 날 잡아.” 하준의 뜨거운 숨소리가 귀를 뜨겁게 달구었다. 여름의 머리 속은 전기충격이라도 받은 듯 윙윙거렸다. ‘날 싫어하잖아? 더러워서 싫다며? 내가 임신을 하면 서유인과는 헤어지겠다니? 설마 아직 내게…?’ 여름의 심장이 마구 요동치기 시작했다. ‘위자영 집안의 악랄한 수법을 봤을 때 엄마 강신희의 죽음은 그 집안과 관련 있을 거야. 게다가 날 한 번 죽이려고 들었으니 앞으로도 얼마든지 내 목숨을 노리고 덤비겠지? 최하준은 나를 지킬 수 있는 가장 강력하고도 유일한 방법이야.’ 멍하니 생각에 잠긴 여름을 보더니 하준은 거침없이 여름을 안아 들고 2층 침실로 자리를 옮겼다. 침대에 여름을 눕히더니 거칠게 입술을 삼켰다. 순간 여름은 정신이 번쩍 들었다. 그리고 하준을 힘껏 밀어냈다. “안 돼! 난 그렇게는 못 해요.” 뜨겁게 달궈진 분위기가 한순간 싸늘해졌다. 하준은 벌게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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