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8화
“이게 며칠만이냐, 얼굴 한 번 보기 참 어렵구나.”
장춘자가 나무랐다.
“서유인이 매일 와서 말벗해드리지 않았습니까?”
하준이 응수하며 장춘자 옆에 앉았다. 네이비색 조끼에 와이셔츠를 입은 하준의 깊은 눈은 모든 걸 꿰뚫어 볼 듯 예리하게 빛나고 있었다.
“알긴 아는구나. 걔가 아무렴 나 같은 노인네 보자고 오겠니? 널 보러 오는 거겠지.”
장춘자가 쏘아붙였다.
“걔도 딱하다. 멀쩡하던 집안에 혼외자식이 들어오더니 서 회장이 허구헌날 이혼 운운하다니. 서 회장도 사람 참 어정쩡하지 뭐야. 어쩌자고 조강지처랑 이혼을 하겠다고 해?”
하준이 턱을 문지르더니 ‘흥’하고 콧방귀를 뀌었다.
“서유인 수완이 보통 아니군요. 천하의 장춘자 여사를 완전히 자기편으로 구워 삶았으니.”
“그게 뭐 구워 삶고 말고 할 일이니? 내가 어디 재벌가 지저분한 가정사 한두 번 본다고.”
장춘자는 감정이 격해졌다.
“에미 이혼만 해도 나는 처음부터 끝까지 반대했다.”
하준은 담배 한 개비를 꺼냈지만 불은 붙이지 않고 만지작거렸다. 눈빛이 싸늘해졌다.
장춘자가 한숨을 내쉬었다.
“아까 유인이가 그러는데 다음 주 그 댁 어르신 생신에 가까운 사람들만 불러서 식사한다더라. 네가 꼭 왔으면 하는 것 같으니 이번에는 그 아이랑 관계를 확실하게 해주고 오렴. 안 그랬다간 걔 엄마 이혼당하게 생겼어.”
하준은 아무 말도 못 들은 것처럼 그저 라이터를 꺼내 담배에 불을 붙였다.
“어떡할래? 가, 안 가?”
장춘자의 언성이 높아졌다.
“유인이가 마음에 안 드는 거면 맞선이라도 봐라. 어쨌든 올해는 꼭 결혼해야지.”
“갑니다. 그렇게까지 말씀하시는데 꼭 가야죠.”
하준은 담담히 웃으며 일어났다.
“늦었네요. 걱정 말고 들어가 주무세요.”
“아무렴, 그래야지.”
장춘자는 만족스러운 얼굴로 방으로 들어갔다.
******
곧, 서경주의 아버지 서신일의 생일이 다가왔다.
68세 생일을 맞아 성대한 파티까지는 아니지만 해외에서 쉐프를 불러 호텔에서 생일 상을 차렸다.
초대 받은 사람은 모두 사업 상 오랫동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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