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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0화

상혁이 더러운 것을 피하듯 뒤로 흠칫 물러났다. “어허, 손대지 마십쇼. 이 분이 나이 들어 보여도 40줄 밖에 안 됐습니다. 내내 싱글이라 짝을 찾으신다기에 특별히 소개해 드릴까 싶었지.” 그러더니 상혁도 가버렸다. 강여경이 절망에 울부짖었지만 신경 쓰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그제서야 강여경은 애초에 왜 강여름을 그렇게 괴롭히고 할머니를 2층에서 밀었던가 하는 후회가 몰려왔다. 그러나 이 세상은 후회해서 해결되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 경찰서 입구. 막 진술을 마치고 나오는데 누군가가 뒤에서 이름을 불렀다. “여름 씨!” 돌아보니 양유진이 활짝 웃으며 걸어왔다. 추운 날씨에 목에 두른 고급스러운 체크무늬 목도리가 신사적인 풍격을 더해주었다. “어머, 여기서 뭐 하세요?” 여름이 억지로 웃음을 짜내며 인사를 건넸다. 그를 보니 문제의 사진이며 하준과 있었던 즐겁지 않은 일들이 떠올랐다. “친척이 뭘 좀 잘못했나 본데 와서 해결 좀 해주느라고요.” 양유진이 어쩔 수 없다는 얼굴을 해 보였다. “강태환과 이정희가 다 잡혀갔다던데….” “네. 그래서 진술서 작성했어요. 다음주에 사건이 넘어갈 테니 곧 판결 나겠죠.” “축하합니다. 마침내 할머니의 원수를 갚았군요.” 양유진이 기뻐했다. “감사합니다.” 그렇게 말했지만 눈은 조금도 웃고 있지 않았다. 그저 무척 피곤해 보였다. 양유진이 함께 주차장 쪽으로 걸어갔다. 가면서 가만히 여름을 보더니 물었다. “많이 피곤해 보이는데, 혹시 최 변이 뭐 오해하거나 그래서 잠도 못 자고 그러는 거 아닙니까?” “그 일은 언급하지 말아주시겠어요?” 여름이 단호하게 말을 잘랐다. “다 제 잘못입니다.” 양유진이 미안한 얼굴을 했다. “무슨 말씀이세요? 그날 절 도와주신 것뿐인 걸요. 대표님 아니었으면 저는 지금 이 자리에 없었을 지도 모르죠. 어제 일부러 절 옹호하는 입장문도 발표해 주셨고. 감사 드려야 마땅하죠.” 여름이 고개를 저으며 사실대로 말했다. 이런 이야기를 하면서 걸어가느라 두 사람은 옆에 젊은 남자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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