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84화
여울은 어쨌거나 철면피라 별 신경 쓰지 않았다.
그러나 하늘은 얼굴을 구기고 있었다. 여름은 혹시 하늘이가 하준의 얼굴에 책을 집어 던지지나 않을까 걱정됐다.
“부끄럽게 무슨 짓이야?”
여름이 하준을 흘겨보았다.
“그런 건 쭌이 어렸을 때 다 배운 거니까 그렇지. 전에 배웠던 걸 선생님이 가르쳐 주실 때 다시 꺼내서 아는 거라 다른 사람보다 빠르게 배우는 거야.”
“그래! 뭐 그런 걸로 그렇게 잘난 척을 하는데!”
여울이 눈을 흘겼다.
“나이 비슷한 애들끼리나 비교하는 거지. 어제는 우리에게 누나, 형 하더니 이게 뭐야? 뻔뻔하게.”
“너…”
하준은 바짝 약이 올라서 얼굴이 빨개졌다.
“나 안 뻔뻔하거든!”
“뻔뻔해! 아저씨야!”
여울이 메롱을 해 보였다.
하준은 화가 나서 울 지경이었다. 그러나 자기 진짜 나이를 생각하고는 꾹 참았다.
하늘은 그 모습을 보더니 입꼬리를 올리며 웃었다.
“너무해. 셋이서 나만 괴롭히고.”
하준은 씩씩 거리며 볼을 부풀렸다. 억울한 것을 간신히 참는 모양새였다.
“아유! 알았어, 알았다고. 안 그럴게.”
마음이 여린 여울은 그림책을 보러 갔다.
******
여울과 하늘이 잠들자 하준이 몰래 여름의 귀에 속삭였다.
“ I love you.”
하준의 목소리는 너무나 듣기 좋았다. 고요한 밤에 하준의 저음으로 그런 말을 들으니 여름은 심장이 두근거렸다.
하준의 준에 달빛이 비쳐 반짝였다. 사람의 심장을 두근거리게 하는 빛이 담긴 듯 보였다.
“오늘 배운 거야.”
하준이 발그레한 여름의 볼을 보며 말했다.
“고마워. 너무 좋다.”
여름이 하준의 품에 얼굴을 묻었다.
그 말의 진정한 뜻을 모른대도 여름의 심장은 이미 녹아버렸다.
하준이 앞으로 다른 사람을 사랑한대도 그것은 미래의 일이었다.
지금은 이런저런 생각을 하기 싫었다.
여름은 하준이 자신을 한 번 사랑하게 만들었으니 다시 사랑하게 만들 자신도 있었다.
******
다음 날.
하준이 깨어나자 여름은 하준에게 블랙 슈트를 입으라고 종용했다.
옷을 입자 여름은 위아래로 하준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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