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77화
차가 집에 도착할 때까지 두 사람은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여름은 안전 벨트를 푸르더니 화가 난 듯 그대로 들어가 버렸다.
하준은 잠시 여름의 뒷모습을 바라보다가 곧 따라갔다.
막 문에 도착했을 때 안에서 화가 난 최민의 고함이 들려왔다.
“강여름! 네 사촌이라는 애에게서 전화 받았다. 네가 이 사달의 시작이라며? 전에 우리 FTT 가 조사받은 것도 너 때문이라던데? 그동안 하준이가 진상을 숨기고 있었던 거야. 내가 너라면 먼저 나서서 어떻게 하면 강여경의 화를 풀 수 있을지 고민하겠다. 어쨌든 우리 집의 100년 가업을 연루시키면 안 되는 거였잖아!”
여름은 거실 한가운데 서서 오돌오돌 떨고 있었다.
그 장면을 본 하준은 울컥했다.
“그만 하세요. 이 일은 여름이가 나선다고 해결될 일이 아니었어요. 강여경이 상대하려는 건 나예요. 내가 예전에 본때를 보여주겠다고 강여경을 산간 오지에 처박은 적이 있거든요. 그런데 거기서 탈출했던 거예요. 그러고는 외국에 나가서 대체 뭔 백인지를 잡아서 돌아온 거라고요.”
어쨌든 네가 쟤를 몰랐더라면 그 강여경이라는 애도 만날 일이 없었겠지. 오빠, 안 그래?”
최민이 최진에게 물었다.
최진은 짜증난 얼굴이었다. 아내인 고연경이 먼저 벌떡 일어났다. 눈시울이 붉어져 있었다.
“난 이번에는 네 이모 편이다. 인제는 못 참겠어. 강여름이 나타난 이후로 우리 집에 풍파가 쉰 적이 없다. 윤형이의 병도 아직 좋아지지 않았고. 난 정말 계속 이러다가는 우리가 윤형이 약값도 못 대는 날이 올지도 모른다고.”
그러더니 돌아서서 고통스러운 눈으로 여름을 바라보았다.
“제발 강여경을 찾아가서 좀 빌어다오. 너희 사이의 일은 너희들이 해결해야지. 왜 우리까지 끌고 들어가니? 난 아들도 저 지경이 되었는데 부모님까지 일이 생기면 어떡해?”
여름은 목이 멨다.
고연경의 말이 쇠사슬처럼 여름을 옭아맸다.
‘내가 잘못한 건가?
어쩌면 내가 최하준이랑 재결합하지 말았어야 하는지도 몰라.’
“됐어요. 제가 말씀드렸다시피 내가 여름이랑 재결합하지 않았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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