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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65화

송영식이 콧방귀를 뀌었다. “채시아가 받아들이지 않으면 주혁이가 확 꿇어 앉혀서라도 받아들이게 할 걸요.” 여름과 윤서가 서로를 마주 보았다. 하준이 여름이 허리를 감았다. “매섭기로 치면 나보다 주혁이가 한 수 위지.” 세 사람 중 하준이 평소 제일 과묵한 캐릭터라면 이주혁은 뭔가 우아해 보이는 이미지지만 매서운 속이라면 누구도 비교할 수가 없었다. 이주혁은 저 쪽에서 이들을 한 번 보더니 손을 흔들었지만 가까이 다가오지는 않았다. 송영식은 풉하고 웃었다. “여기 오기 민망한가 보다. 어라? 저거 양유진 자식 아니야? 왜 맹국진이랑 같이 오지?” 맹국진은 예의 맹 의원으로 지금은 당 대표가 되어 있었다. 맹국진이 나타나자 다들 우르르 몰려가 아첨을 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양유진은 맹국진의 뒤에 딱 붙어 있었다. 예전과 다르게 지금의 양유진은 맹국진의 비선 실세 같은 느낌이었다. 맹국진이 연신 귀빈들에게 양유진을 소개하고 있었다. 양유진에 대한 평판이 좋지 않았지만 자리에 있는 사람들은 모두 짠 듯이 예전 일은 거론하지 않고 양유진과 웃으며 악수하고 담소를 나누었다. 그런 모습을 보는 여름은 기분이 과히 좋지 않았다. 양유진의 명성을 떨어트리려고 그 애를 썼는데 맹국진을 등에 업고 다시 재계의 중심으로 돌아왔다는 것이 괘씸했다. 양유진도 여름을 본 듯 눈썹을 치켜세우더니 이쪽을 바라보았다. 잠시 후 양유진은 사람들에게 뭐라고 하더니 그대로 여름을 향해 걸어왔다. “여보, 이리 와요.” 양유진이 애정 어린 모습으로 여름에게 손짓했다. “내 아내가 다른 사람과 같이 있다니, 당신은 부끄럽지 않은지 몰라도 나는 망신스럽군. 이따가 같이 집으로 돌아갑시다.” 여름은 질색이었다. “이혼합의서는 이미 보냈을 텐데요. 최대한 빨리 사인해 줬으면 해요.” “내가 사인하지 않는 한 당신은 내 아내요.” 양유진이 우아한 몸짓으로 안경을 치켜 올렸다. “다른 때라면 모르겠지만, 다들 부부 동반이거나 공식 애인과 함께하는 중요한 자리에 여름 씨는 불륜상대랑 참석하다니 민망하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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