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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78화

서른도 되지 않은 나이에 마음은 무쇠처럼 단단해져 버렸다. 원연수는 허리를 숙이더니 주머니를 뒤져 휴대 전화를 꺼냈다. 녹음 어플이 돌아가고 있었다. 원지균의 얼굴색이 삽시간에 변했다. “정말 좋은 아버지네. 딸을 보러 오면서 녹음을 하려고 하다니. 뭔가 꼬투리를 잡아 놨다가 나중에 내가 고분고분하지 않으면 인터넷에 흘리려고 했겠지.” 원연수가 싸늘하게 웃더니 발로 걷어찼다. “휴대 전화는 압수! 잘 들어요. 오늘은 그냥 맛보기만 보여준 거야. 앞으로는 한 푼도 못 줘. 앞으로 한 번만 더 찾아왔다가는 그 귀한 아들 팔다리 다 잃게 될 줄 아시라고. 거짓말 같으면 한 번 해보셔. 나가!” 원지균은 고개를 숙여 어두운 눈빛을 숨기고 절뚝거리며 문으로 걸어 나갔다. 문이 열리자 커다란 몸집이 보였다. 고상한 얼굴에 기품이 느껴지는 모습이었다. 그 모습을 보자마자 원지균의 눈이 번쩍했다. “저기, 연수 남친이구나? 저게 얼마나 악독한 년인지 아나? 내가 쟤 애비인데, 날 때리고 손을 다 꺾어 놨다고.” 이주혁이 깊이를 알 수 없는 눈으로 원지균을 가만히 내려다보았다. 분명 멀쩡히 걸어 들어가는 것을 보았는데 얼굴에는 긁힌 상처가 꽤 많았고 두 팔은 축 늘어져 있었다. 손은 얼룩덜룩 시퍼렇게 퉁퉁 부어있었다. 깊은 눈에 묘한 어둠이 빛났다. “내가 한 말을 귓등으로 들었나 본데.” 원연수가 다가오더니 화사하게 웃었다. 그러나 웃음은 화사한데 보는 사람에게는 위협적으로 보였다. 그런 원연수의 모습은 처음 보는 것이었다. “당신이 이랬나?” “그렇다니까, 쟤가 이래 놨다고.” 원지균이 덜덜 떨며 고개를 끄덕였다. “저게 얼마나 악랄하다고. 내가 쟤 친아빠야. 그런데 아파서 돈 좀 달라고 했더니….” “아니, 그렇게 알아듣게 얘기를 해준 것 같은데 내가 한 말을 장난으로 알아들었나 보네?” 원연수가 싸늘하게 웃으며 다가왔다. 원지균은 놀라서 더는 있지 못하고 엘리베이터도 못하고 계단으로 뛰어 내려갔다. 원연수가 집으로 돌아갔다. 홱 문을 닫는데 이주혁이 얼른 한 손을 집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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