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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1화

“좋습니다, 본론으로 들어가지요.” 최하준의 훈훈한 얼굴이 다시 침착하고 냉정해졌다. “존경하는 재판장님, 이민수는 이번 루브린호텔 사건에서 전선만 바꿔치기한 게 아닙니다. 이 자가 사용한 방수 자재 또한 최하품입니다. 물론 이런 일이 주화그룹 공사 건에서만 있었던 것도 아닙니다. 예전에 리모델링했던 주택, 박물관, 비즈니스클럽에도 똑같은 범행을 저질렀습니다.” “무슨 소리야! 난 그런 일을 한 적이 없다고!” 이민수가 고개를 저으며 소리쳤다. ‘그럴 리 없어, 저 녀석이 다 알아냈을 리 없어!’ “하지만 후반 작업을 담당했던 업체들 모두 누수, 단전 등의 부실 상황에 대해 보고한 바 있습니다. 여기 업자들이 직접 녹화한 비디오가 있습니다.” 최하준이 메모리카드를 제출했다. “그뿐만이 아닙니다. 건축 공정도 날림으로 진행해 건물 몇 동에서는 벽면 타일이 떨어져 내려 사람이 다친 사례까지 있었습니다. 이민수의 배경이 워낙 세서 피해자는 배상금 조금 받고 눈감아줄 수밖에 없었지만 말입니다.” 업자들의 고발 영상이 재생되자 이민수는 스르르 바닥에 무릎을 꿇었다. 전부 자신과 함께 작업했던 사람이다. 잘 묻어놨기에 영원히 드러날 일 없으리라 생각했는데. 이 인간은 대체 이걸 어떻게 알아낸 거지?! 괴물인가! 두려움과 절망이 함께 밀려왔다. 이렇게 후회스러운 적이 없었다. 여름이 이런 대단한 인물과 연줄이 닿아있을 거라고는 꿈에도 생각 못 했다. 오만함을 완전히 뺀 이민수는 여름을 보며 구원이라도 청하듯 말했다. “여름아, 나 좀 살려주라. 내가 잘못했어. 나 네 오빠잖아, 우린 사촌이야, 가족, 어?” 여름은 그저 역겨울 뿐이었다. “날 모함할 때는 우리가 가족인 게 생각 안 났나 봐? 하늘이 다 보고 있어. 그런 짓을 저질렀으면 벌 받아야지.” 말을 마치고 여름은 주대성을 보았다. “호텔 일은 제 책임도 있습니다. 제가 TH를 믿고 계약하시라고 했으니까요. 사실 제가 회사를 그만둔 것도 이민수 씨가 자재 대금 빼돌리는 걸 두고 볼 수 없어 그랬던 겁니다. 윗선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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