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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76화

윤서는 조롱 섞인 눈으로 윤상원을 바라보고 있었다. “윤서야….” 윤상원은 머리가 멍했다. “네가 여긴 어쩐 일이야?” “남이 왜 여기 있는지는 아실 거 없고, 여기 서 있었던 덕분에 우리가 사귀는 동안 윤상원이 얼마나 고생하고 고통을 참았는지 알게 되었네? 참 힘들었겠다.” 윤서가 피식 웃으며 비꼬았다. 윤상원은 어쩐지 갑자기 너무나 부끄러운 기분이 되었다. 방금 송영식도 말했지만 지나간 과거에 대한 자신의 기억은 오로지 윤서에 대한 나쁜 점을 나열한 것에 불과했다. ‘실은 윤서랑 좋았던 시간도 많았는데…. 하지만 이제서 그딴 소리 해 봐야 소용 없지.’ “윤서야, 잘 사귀었으면 헤어질 때도 깨끗하게 좀 헤어지자.” 윤상원이 괴로운 듯 애원했다. “이제 넌 부귀영화를 다 손에 쥐었으니 아영이가 감히 널 어쩔 생각은 하지도 못해. 지나간 일은 그냥 흘려 보내자고.” “우리 사이의 일은 흘려 보낼 수 있어. 하지만 난 신아영 때문에 죽을 뻔했다고. 그건 절대 용서 못해.” 윤서가 싸늘하게 윤상원을 노려보았다. “그 여자랑 하루라도 빨리 헤어지는 게 좋을 거야. 계속 그러고 있다가는 윤후그룹도 같이 나자빠질 수 있어.” 윤상원은 몸을 부르르 떨었다. 윤서에게서 범접할 수 없는 아우라가 느껴졌다. 그 때문에 윤상원은 화가 나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부끄러운 마음이 들기도 했다. “아직도 안 나가? 기어코 경비를 불러야 하는 상황인가?” 송영식이 다가와 씩 웃으며 눈썹을 치켜 세웠다. 주먹을 쥔 손에 힘이 들어가더니 윤상원은 뒤도 돌아보지 않고 나가버렸다. “언제 왔어? 어쩐 일이야?” 윤상원이 가버리고 나자 송영식은 더 긴장되었다. 임윤서가 먼저 자신을 찾아오다니 해가 서쪽에서 뜰 일이었다. “지난번에 배합 레시피 관련해서 나한테 아직 지급해야 할 금액 있잖아요? 서류에 사인 좀 해주세요.” 임윤서가 서류를 내밀었다. “어, 그래. 난 또 내가 뒤에서 힘 써줬다고 인사라도 하려고 온 줄 알았지.” 송영식이 서류를 받아다 슥슥 이름을 적었다. “나한테 못된 짓을 그렇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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