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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14화

권현규가 의아한 듯 이주혁을 쳐다보았다. 그러나 이주혁은 눈을 내리깔고 잔을 들어 커피를 마시고 있어 표정이 보이지 않았다. “네, 알겠습니다.” 권현규가 끄덕였다. 곧 늘씬한 몸에 연청색 조거 팬츠를 입고 검은 스니커즈와 검은 티를 매치한 원연수가 들어왔다. 짧은 티셔츠 때문에 드러난 허리는 누구라도 탐낼 만한 곡선을 그리고 있었다. 시선을 위로 올려보면 연갈색 머리에 캡을 썼는데 그 아래로 화장기 없는 얼굴은 타고난 미모가 빛났다. 특히나 눈은 특히 검고 길게 뻗어 몽롱한 느낌을 주며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수 없는 신비로움을 감추고 있었다. 두 눈이 권현규에게 떨어지더니 그다음에는 이주혁을 한 번 훑었는데 눈 깊은 곳에 작은 파문이 스치고 지나갔다. 그러나 그 흔들림은 착각인가 할 정도로 찰나에 지나가 버렸다. 이주혁은 느른하게 커피 향을 즐기며 흥미롭다는 시선을 던지며 소파에 기댔다. ‘재미있군!’ 이주혁을 그렇게 평온한 눈으로 바라보는 여자는 좀처럼 없다. 원래 그런 인간이 아니라면 자신의 관심을 끌기 위해 가식을 떨고 있다는 뜻이었다. “어, 원연수 씨, 소개하지, 이쪽은 이주혁 대표…” 권현규가 손으로 이주혁을 가리키며 공손한 말투로 입을 열었다. 차세대 유망주로 불리는 원연수는 권현규도 매우 눈여겨보는 배우였다. 원연수의 검은 눈이 이주혁을 똑바로 쳐다보았다. 얼굴에 별다른 표정의 변화가 없었다. “안녕하세요?” 이주혁의 눈썹이 꿈틀하더니 별 느낌이 없다는 듯 아무 말도 없었다. 이주혁에게서 별 반응이 없자 원연수의 시선은 곧 권현규에게로 향했다. “비상의 여주인공이 시아로 결정 났다면서요?” 권현규는 원연수가 온 목적을 알고는 있었지만 설마하니 그 말을 이주혁 앞에서 대놓고 할 줄은 몰랐기 때문에 매우 난감한 얼굴로 끄덕였다. “그렇게 됐네. 구 감독이 그렇게 결정했다고 해.” 원연수의 시선은 침착했다. “그래요? 저는 시아가 이주혁의 백으로 겨우 배역을 따는 사람인 줄 알았는데요. 원래 구 감독님도 저를 마음에 들어 했고 저도 제 연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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