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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96화

두 사람은 얇은 잠옷만 입은 상태였다. 여름의 얼굴이 하준의 가슴에 닿았다. 얇은 옷감을 통해 하준의 체온이 고스란히 전해지면서 얼굴이 화끈 달아올랐다. 다행히 등을 꺼서 하준에게 여름의 얼굴은 보이지 않았다. 하준의 긴장된 ‘두근 두근’심장 소리가 들렸다. 하준은 여름이 예전처럼 자신을 밀어내지 않을까 걱정했지만 이번에는 밀쳐내지 않았다. “여름아…” 목이 타는 것처럼 건조해 목소리가 잠겼다. “응” 여름이 고개를 들었다. 커다란 눈은 바닥을 보고 있었다. 하준은 이제 더는 참을 수 없었다. 고개를 숙여 입을 맞추었다. “약은 어디서 났어?” “진숙 이모님께 여쭤봤지.” 여름의 달콤한 목소리가 두 사람 사이에서 울렸다. 하준은 심장이 솜사탕처럼 녹아버리는 것 같았다. “자기가 나한테 이렇게 관심이 있을 줄 알았다니까.” 그러더니 다시 와락 키스를 퍼부었다. 여름은 당황했다. ‘내가 최하준에게 신경을 쓴다고?’ 여름은 하준의 상처를 떠올리고 저도 모르게 진숙 이모님께 약을 달라고 했었다. 오밤중에 하준이 몰래 기어올 줄 알고 내내 기다리고 있었떤 것이다. 전에는 그야말로 어떻게든 하준에게서 벗어날 생각뿐이었다. 그러나 양유진과 일을 겪고 나니 이제 두려워졌다. 아마도 앞으로 평생 결혼은 할 수 없을 것 같았다. 다시 다른 남자를 사귀고 싶은 생각도 없었다. 아이들을 위해서라도 아마도 다시 하준에게 기회를 주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딱 거기까지였다. 결혼을 하고 싶은 생각은 이제 전혀 없었다. 그런 생각을 하고 있는데 갑자기 입술이 따끔했다. 하준이 부루퉁해서 입을 열었다. “내가 키스하고 있는데 정신을 팔다니….” 여름은 눈을 끔뻑 거리다가 옷 속에 들어온 응큼한 손ㅇㄹ 잡아서 밖으로 빼냈다. 하준은 씩 웃더니 변명했다. “어쩔 수 없었다니까. 나도 모르게….” “당신 방으로 가서 자.” 여름이 작게 말했다. “싫은데…” 하준은 여름을 꼭 껴안더니 정수리에 입을 맞추었다. “정말 이 순간이 꿈만 같다.” 너무 많은 잘못을 저질러서 여름이 쉽게 자신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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