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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89화

“10kg!” 여름이 씩 웃었다. 윤서는 사뭇 감동한 얼굴로 여름을 꼭 껴안았다. 요즘 매일 미역국에 임산부에게 좋다는 건강한 음식만 먹느라 아주 그냥 입이 심심했다고 일부러 이렇게 많이 샀구나. 그런데 아무리 그래도 10kg은 좀 오버 아니니?” 여름의 입꼬리가 올라갔다. “저기요, 무슨 임산부가 갯가재를 그렇게 많이 먹으려고 그래? 끽해야 네가 한 20마리나 먹겠지. 좀 많이 쪄서 여울이랑 하늘이에게도 좀 보낼 거고… 최하준도 올 거거든.” “야, 왜 최하준을 부르고 그래?” 윤서가 마뜩찮은 얼굴을 했다. “내가 지금 싱글 맘이라고 약올리는 것도 아니고.” “무슨 생각을 하는 거야. 와서 갯가재 씻으라고 시킬 거거든.” 여름이 뻘이 시커멓게 붙은 갯가재 배를 보여주었다. “으웩, 좀 씻어달라고 하지 그랬어?” 윤서가 말하다 말고 묘한 시선으로 여름을 보았다. “설마… 일부러 그런 건 아니지?” “큭큭, 자기가 먼저 와서 씻어준다잖아. 그냥 실컷 씻으라고 하게.” 여름이 사악한 웃음을 지었다. “감히 나하고 친하게 지내려고? 내가 그렇게 쉬운 상대인 줄 알아?” “쉽지 않지. 그래도 기회는 주는 거네.” 윤서가 은근한 눈빛을 보냈다. “쿨럭, 쿨럭! 아니, 그 인간이 너무 껌딱지처럼 달라붙어서 떨어지질 않는데 그럼 어떡하냐. 부려먹기라도 해야지.” 여름이 입을 비죽거렸다. 윤서고 입꼬리를 올리고 웃으면 별말을 하지 않았다. 10분쯤 지나자 하준이 왔다. 여름은 문을 열어주더니 하준을 주방으로 데리고 가서 두 대야 가득 펄떡거리는 갯가재를 보여주었다. 하준은 어안이 벙벙했다. “빨랑 씻어. 늦었어. 7시 전에 찔 거야. 수염 너무 긴 건 떼어내고 관절 사이사이 깨끗이 씻어.” 여름은 하준이 제대로 못 알아들었을까 봐 한 마리 들어서 직접 시범을 보여주고 솔을 하준의 손에 쥐여주고 떠났다. “……” 하준은 솔을 들고 망연한 채 갯가재 대야 앞에 한참을 서 있었다. 도저히 이 현실을 받아들이고 싶지 않았다. 세상 무서울 것이 없는 하준이었지만 두 대야 가득한 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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