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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3화

“아니다!” 한병후가 주먹으로 탁자를 내리쳤다. “추동현 그 자식이 나쁜 놈이지.” “네, 정말 악랄합니다.” 하준이 갑자기 핏발 선 눈을 들었다. “아버지, 양하가 마지막에 어떻게 되었는지 알만한 자가 있습니다. 잡아서 심문해 보면 알게 될 겁니다.” 원래는 한동안 민정화를 건드릴 생각이 없었지만 이제는 양하를 위해서 조금 서둘러 손을 쓰고 싶었다. ****** 어느 허름한 아파트 단지. 전성이 ‘밥 먹어~’라고 외친다. 민정화가 살짝 나온 배를 붙잡고 안에서 나온다. 화려하게 화장을 한 민정화를 보고 전성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임신했는데 그렇게 색조 화장을 진하게 해도 괜찮아? 색조 화장품을 쓰면 피부도 많이 상할 텐데, 그리고 아기 생각도 해야지.” “아기 생각은 충분히 하고 있거든요. 아이라인도 안 그렸는데.” 민정화가 언짢은 듯 말을 이었다. “게다가 임신해서 얼굴에 기미랑 뭐가 자꾸 올라온단 말이에요. 기미는 가리고 싶다고” “정화야….” “또 삼계탕이야? 이젠 질렸다고요.” 정화가 부루퉁해서 소리쳤다. 전성은 불둑거리는 태양혈을 누르고 입을 꾹 다물었다. 전에는 민정화와 종일 붙어 있지 않아서 그랬는지 그저 발랄한 애라고 생각했는데 지룡을 떠나 함께 살고 나서야 전성은 민정화와 성격이 정말 잘 맞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아무리 여왕님처럼 모셔도 민정화는 온갖 까탈을 부리고는 했다. 그러나 이미 자기 아이를 가지고 있으니 남자로서 책임을 안 질 수도 없었다. 전성은 두 눈을 질끈 감고 목소리를 부드럽게 했다. “뭐 먹고 싶은 거 있으면 말해. 오후에 가서 사 올게.” “응.” 그제야 민정화는 앉아서 먹기 시작했다. 이때 휴대 전화가 띠링 하고 울렸다. 추성의가 보낸 톡이었다. 추성의는 추성호의 사촌 동생이다. 지금은 추신에서 사장 자리를 맡고 있어 위풍당당하다. 맞은 편에 앉은 마흔이 넘은 전성을 흘끗 쳐다보았다. 마땅찮은 기분에 얼른 시선을 돌렸다. 전에는 전성의 위세가 온 사방에 떨쳤었다. 잘생기고 위풍당당한 남자였다. 그러나 지룡을 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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