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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98화

“감히 양 대표가 직접 한 밥을 먹기는 민망했나 보죠.” 여름이 빙그레 웃었다. 그 잘생긴 얼굴이 환하게 웃을수록 여름은 속으로 더욱 떨렸다. 처음 알았을 때부터 양유진은 늘 따뜻한 얼굴을 하고 기다려 주는 사람이었다. 그런데 지금의 현실은 이 지경이라니. ‘도중에 사람이 변한 걸까, 아니면 내내 이렇게 위장을 하고 있었던 걸까? 한선우가 정말 양유진의 손에 죽었다면 자기 조카도 전혀 망설이지 않고 죽여버리는 사람이라는 뜻이다. 얼마나 무서운 인간인가? 이렇게 무서운 사람이 과연 사랑할 줄 알기는 하려나? 나에 대한 사랑은 진심일까? 아니면 정말 최하준 말처럼 양유진은 나에게 복수하기 위해서 꾹 참고 이는 것일까? 나도 최하준의 어머니 같은 신세가 되는 걸까?’ 그런 생각이 마구 스쳐 지나갔다. 만약 지금 여름의 추측이 맞다면 여름의 마지막은 최란보다 훨씬 비참한 꼴이 될 것이다. 추동현은 아무리 나쁜 놈이었어도 최소한 제 식구는 감쌀 줄 아는 자다. “민관이는 당신에게 소중한 존재니 나에게도 마찬가지예요. 여름 씨의 가족은 나에게도 가족이고, 여름 씨의 친구는 나에게도 친구죠.” 양유진은 여름의 이상을 느끼지 못하고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 예전 같았으면 감동하고 죄책감을 느꼈겠지만 지금은 그 얼굴을 보고 있자니 너무나 위선적이라서 구역질이 났다. 그러나 지금은 양유진의 연기에 맞추어 줄 때다. 결국은 누구의 연기력이 뛰어난지의 싸움이 될 것이다. “좀 도와드려요?” 여름이 화제를 바꾸었다. “괜찮아요. 여름 씨는 가만히 앉아서 음식만 기다리면 됩니다.” 양유진이 다시 주방으로 들어갔다. 밤에 여름이 침실에서 일을 하는데 하준에게서 전화가 걸려 왔다. “여울이가 그러는데 당신 다시 양유진의 집으로 들어갔다며?” 매우 괴로운 듯한 하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왜 손찌검까지 하는 녀석의 곁으로 돌아간 거야?” “유진 씨는, 내 남편이니까. 그리고 여기가 내 집이니까.” 여름은 티 나지 않게 콘센트 쪽을 의식하며 가만히 말했다. “자기야, 한 번 손대는 녀석은 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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