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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51화

하늘이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러나 자랑스러운 듯한 표정만 보아도 이미 하준의 말에 동의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여름이 물었다. “보니까 정식 경기던데 대체 어떻게 들어간 거야?” “간단하지. 재단에 기부를 좀 크게 하겠다고 했어. 매일 하러 오라고 하던데?” 하준이 웃었다. 여름은 어이가 없었다. 속으로 한 마디 뱉었다. ‘어이구 돈 귀신들.’ 그때 휴대 전화가 울렸다. 양유진이었다. 이름을 확인하더니 여름의 표정이 굳어졌다. 잠시 후 부자연스럽게 휴대 전화를 들고 구석으로 자리를 옮겼다. “여름 씨, 어디예요? 꽤 시끄럽네요.” 양유진의 저음이 울렸다. “언제 돌아와요?” “하늘이 데리고 놀러 왔어요. 조금 있다가 돌아갈게요.” 여름이 다소 어색하게 답했다. “하늘이랑 놀면서 난 왜 안 불렀어요?” 양유진이 웃었다. “다음에는 꼭 부를게요.” 여름은 대충 둘러대고 전화를 끊었다. 돌아서면서 보니 하준과 아이들이 뒤에 서 있었다. 하준의 어두운 시선으로 여름을 바라보았다. “양유진이 빨리 오래요?” “늦었잖아. 내일 애들 유치원도 가야 하는데.” 여름이 머리를 귀 뒤로 넘겼다. “그래. 그럼 돌아가. 여울이는 원래 나랑 지냈으니까 같이 가는 거고, 오늘은 하늘이도 내가 좀 데리고 가서 잘까 싶은데. 내일 아침에 바로 유치원에 데려가 줄게.” 여름이 쓸데없는 생각을 할까 싶어 한 마디 덧붙였다. “아이들 빼앗으려는 거 아니니까 걱정하지 마. 하늘이 어차피 당시 아버지 댁으로 보낼 거잖아? 시간도 늦었는데 가까운 우리 집으로 가는 게 낫지.” 여름은 그 말을 듣더니 인상을 찡그렸다. 서명산으로 가려면 확실히 차로 40~50분은 걸린다. 이 시간에 거기까지 가려면 좀 늦어지긴 한다. “하늘이는 어떻게 하고 싶어?” 하늘이는 입술을 깨물고 잠시 침묵했다. 여울이가 하늘이 손을 잡았다. “같이 잔 거 너무 오래됐는데 같이 가자. 내일 외할아버지네 가면 되잖아?” “…그래.” 하늘이도 결국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그럼 그렇게 하자.” 여름은 더는 뭐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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