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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6화

“전에는 오빠가 이렇게 자존심이 1도 없는 사람인 줄 왜 몰랐을까? 입찰 있던 날 건축위원회 앞에서 나한테 한 말 기억 안 나? 며칠 전 공사 현장을 물바다로 만들고 날 엿 먹이려고 한 것도 잊어버리셨나 봐? 일찍 발견했기 망정이지 조금이라도 늦었으면 피해 보상은 그렇다 치더라도 우리 회사 이미지까지 어쩔 뻔했어?! 한선우! 악랄한 짓거리들 하나하나 소름 끼쳐. 추억이니 뭐니 들먹이지 마. 정말 일말의 죄책감도 없어? 어떻게 사과 한 마디 없이 그렇게 뻔뻔한 얼굴로 내 앞에 서 있을 수 있어?” 한선우는 여름의 질책에 얼굴이 시뻘게졌다. 한마디 변명도 못한 채 입을 다물어 버렸다. 사실 한선우도 화가 치밀어 올랐다. 요 며칠 조금 후회가 되기도 했지만 알량한 자존심 때문에 차마 고개를 숙일 수는 없었다. 여름이 한선우를 빤히 보았다. 어쩔 수 없다는 듯 갑자기 한숨을 내쉬었다. “휴… 그만하자. 내가 너무한다고 생각하지 마. 투자금 빠지는 것 때문에 그러지? 그 돈만 틀어 막으면 해결될 문제잖아. 우리 아빠가 3조 정도 유동자산이 있는 거 내가 알아. 예비 사위니까 아마 사정을 얘기하면 도와주실 거야.” 한선우가 어리둥절했다. “TH디자인그룹이 돈이 그렇게 많아?” “비밀리에 투자하신 데가 있는데 수익이 괜찮더라고.” 여름은 말을 마치고 자리를 떠났다. 자리에 선 채로 생각에 잠긴 한선우를 힐끗 보고는 입꼬리를 살짝 올렸다. 여름이 준 정보는 사실이었다. 다만 TH에서 한선우를 도와 이 난관을 헤쳐나갈지는 자신도 알 수 없었다. 한선우는 재빨리 차를 타고 TH디자인그룹으로 향했다. 집안은 텅 비어 있었다. 가사 도우미 말로는 어제 세 식구가 해외로 여행을 갔다고 했다. 가장 필요한 때에 휴가를 보내러 해외에 나가다니. 한선우는 주먹을 꽉 쥐었다. 심호흡을 하고 강여경에게 전화를 걸었다. 받지 않았다. 이튿날 강여경에게서 전화가 왔다. “어쩌죠? 어제 비행기에 있어서 못 받았어요.” “왜 나간다고 미리 말 안 했어?” 강여경은 억울해 하며 말했다. “여름이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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