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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02장

시은과 라엘이 거실에서 나와 별장 문을 향해 걸어갔고 박시준은 그들의 모습을 보고 성큼성큼 다가갔다. "시은아, 라엘이 학교에 가야 하니 먼저 집에 데려다줄게." 그는 시은이의 앞에 다가가 말했다. 시은이는 고개를 끄덕이며 낮은 소리로 대답했다. "오빠, 난 이미 라엘에게 사과했어, 오빠도 라엘에게 사과해." 라엘은 눈을 내리깔고 조그마한 입으로 삐죽거렸다. 박시준은 쭈그리고 앉아 진아연을 닮은 라엘의 얼굴을 바라보며 부드럽게 말했다. "라엘아, 미안해. 어젯밤에 늦었을 뿐만 아니라 네 마음도 아프게 했지? 엄마한테 왜 늦었는지 설명하고 싶어." 그가 물었다. "엄마가 어디 갔는지 알아?" 방금 그가 진아연의 경호원에게 물었을 때 경호원은 입을 꾹 다물고 아무것도 알려주지 않았다. 라엘은 가까운 거리에서 박시준의 얼굴을 바라보며 마음속의 긴장감이 조금씩 사라졌다. 그는 비록 쓰레기였지만, 정말로 잘생겼다. "전 당연히 엄마가 어디 있는지 알죠." 라엘은 대단하다는 듯한 표정으로 턱을 쳐들고 말했다. "하지만 저는 지금 유치원에 가야 해서 더는 얘기할 수 없어요. 전 아저씨처럼 지각하는 걸 좋아하지 않거든요." 라엘의 말엔 뼈가 있었다. 박시준의 얼굴에는 당혹감과 무력감이 가득했다. 라엘은 주먹을 꽉 쥐고 마침내 화풀이했다. 사실 아이는 엄마가 어디에 있는지 전혀 몰랐다. 아침에 눈을 떴을 때 엄마는 이미 밖에 나간 뒤였다. 그러나 아이는 의도적으로 박시준의 관심을 끌었고 이는 그에게 주는 자그마한 벌이라 생각했다. 경호원은 라엘의 책가방을 들고 다가와 한 손으로 그녀를 안아 들었다. 박시준은 일어서서 시은이를 힐끗 쳐다보며 말했다. "돌아가자." 시은이는 아쉬운 마음에 고개를 끄덕였다. 차가 스타팰리스를 나온 뒤 박시준은 마이크에게 전화를 걸었다. 마이크는 전화를 빨리 받았다. "마이크, 진아연이 어디 갔어요? 회사에 갔다는 말은 하지 마세요." 박시준은 시은이를 집으로 보내고 진아연을 찾아가기로 했다. 그는 가능한 한 빨리 진아연을 찾아 어제 있었던 일을 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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