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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6장

그녀가 침실에서 나오자 모든 사람의 시선이 그녀에게로 향했다. 아무도 말을 하지 않았으며 분위기는 아주 어색했다. "내가 방금 너무 했나?" 그녀는 소파로 걸어가 앉으며 반성했다. "시은이에게 그런 말을 하지 말았어야 했어." "네가 너무 한 게 아니야. 박시준 그 자식이 먼저 너한테 소리를 질렀잖아. 어떻게 너한테 닥치라고 할 수 있어! 내가 너라면 그냥 욕을 퍼부었을 거야. 바보라고 욕했을 뿐만 아니라 더 심한 욕도 했을 거야!" 마이크가 그녀를 위로했다. 마이크의 위로에 진아연은 멍해졌다. 장희원도 그녀를 위로했다. "아연아, 그땐 홧김에 그렇게 말한 거잖아. 조금만 이성적으로 생각하면 네가 일부러 그런 게 아니라는 걸 알 거야." "그 사람이 어떻게 생각하든 신경 안 써. 나는 시은이가 속상해할까 봐 그게 걱정이야." 진아연은 눈을 내리깔고 가볍게 한숨을 내쉬었다. 박시준이 무슨 생각을 하든 그녀는 신경 쓰지 않았다. 그녀는 자신이 홧김에 했던 말이 시은이에게 상처가 됐을까 걱정됐다. "시은 씨는 화내지 않았어. 시은 씨는 자기가 원래 바보 맞다고 했거든." 마이크가 그녀를 위로했다. "그래서 내가 더 죄책감이 드는 거야." 그녀는 안절부절못하고 소파에서 일어나 방으로 돌아갔다. 라엘과 한이는 엄마가 자책하는 모습을 보고 속상했다. 한이는 오늘 밤에야 시은이 그들과 다르다는 것을 느꼈다. 시은이는 성인 여성의 모습을 하고 있지만 심리상태는 전혀 그게 아니였다. 몇 살밖에 안 된 아이도 다른 사람들이 바보라고 하면 울면서 저항할 것이다. 그러니 그가 평소 시은에게 화를 냈던 것은 아무 의미 없는 행동이었다. 방으로 돌아온 라엘이 수성펜을 꺼내 종이에 그림을 그리자 한이가 다가가 힐끗 보았다. "오빠, 내일 시은이 언니한테 가져가. 응?" 라엘은 하얀 종이에 꽃 한 송이를 그렸다. 한이는 내키지 않았지만 거부하지 않았다. "시은이 언니가 너무 불쌍해!" 라엘은 눈시울이 붉어진 채 중얼거렸다. "누가 바보가 되고 싶겠어? 자신이 바보라는 소리를 듣고도 아무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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