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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65장

하지만 그가 기억하기에, 지금까지의 통화 내용 이후로 별다른 실질적인 내용은 없었다. ——아연아, 내게 잠시 시간을 줘. 늦어도 일주일 안에 돌아올게. 우리 돌아온 뒤에 이야기하자. 그가 말을 마친 후 전화기 너머 시끌시끌한 사람들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고, 이어서 그와 성빈이 속삭이는 소리가 들렸다. 성빈이 그에게 진아연이 Y국으로 가는 걸 반대하는 것인지 물었다. 그러고는 성빈이 Y국에는 자기 혼자 가도 된다며 그를 위로했다. 하지만 박시준은 현이는 자기 딸이니, 본인이 가야 한다고 대답했다. 이 통화 녹음만 들어서는, 똑같은 상황이 와도 그는 여전히 같은 선택을 할 것이다. 진아연은 통화상에서 앞이 보이지 않게 되었다고 말하지 않았다! 그런 말은 전혀 없었다! 그는 이 녹음 파일을 성빈에게도 들려주고 싶었다. 그는 아무 이유 없이 진아연을 탓한 것이 아니었다. 오해가 있었다 하더라도, 그건 그의 잘못이 아니었다. 그런데 무슨 근거로 그가 매몰차고 인정따윈 없는 사람이라고 몰아붙인단 말인가? 그는 양손을 이마에 얹고는 상황을 어떻게 헤쳐 나가면 좋을지 깊은 고민에 빠졌다. B국. 진아연이 한이의 일정에 맞춰 잠에서 깼다. 그녀가 무사히 박사 과정에 합격할 수 있다면, 앞으로 한이와 함께 등하교를 할 수 있을 것이다. 아침 식사를 하던 중, 마이크에게서 전화가 걸려 왔다. "아연아, 나 B국에 도착했어. 난 잘 지내고 있어." "다행이다. 우리 집은 너무 오래 비워둬서, 아마 지금쯤 엉망일 것 같아. 지운 씨만 괜찮다면, 지운 씨네에서 지내면 어때?" "쳇! 안 괜찮을게 어딨어! 난 지운 씨가 박시준의 앞잡이 노릇을 할 때도 참고 봐줬는데, 지운 씨가 무슨 낯으로 나를 내치겠어?" "말이 너무 심하잖아, 지운 씨한테 한 대 얻어맞으면 어쩌려고 그래." "안 그래도 지금 내 옆에 있어! 그냥 가만히 듣고 있는데?" 마이크가 의기양양하게 웃었다. 진아연이 물었다: "라엘이는 어떻게 만나고 올 계획이야?" "주말에 라엘이랑 밖에서 만나려고." "그럼, 지성이는 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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