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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76장

진아연은 그에게 김영아와 합방하지 말라고 했지만 그는 김영아와 합방하고 싶었다. 그는 자신이 이미 과거의 박시준이 아니라는 것을, 하고 싶은 것을 마음대로 할 수 있고 그 누구의 통제도 받지 않는다는 것을 증명하고 싶었다. "시준 씨, 떨려서 그러는 데 좀 있다... 부드럽게 할래요?" 김영아는 부끄러운 듯 말을 하며 그의 잠옷을 풀었다. 그는 그녀의 손을 잡고 미간을 찌푸리며 물었다. "향수 뿌렸어?" "네, 좋은 냄새 나죠?" 김영아는 고개를 들고 다정하게 그를 바라보았다. 오늘 밤 그녀는 남자들이 다 좋아한다는 향수를 뿌렸다. "냄새가 안 좋아." 박시준은 잠옷을 다시 입었다. "씻고 와." "네... 사실 저도 이 냄새가 별로라고 생각했어요." 김영아는 살며시 웃으며 욕실을 향해 걸어갔다. 강렬한 향기 탓인지 그는 갑자기 김영아에게 흥미를 잃었다. 그는 휴대폰을 손에 들고 시간을 확인했다. 아직 이른 시간이었다. 그는 성큼성큼 침실을 나와 도우미에게 해장국을 끓여달라고 부탁했다. 약 15분 후 샤워를 마친 김영아가 욕실에서 걸어 나왔다. 하지만 침실에서 박시준의 모습을 찾아볼 수 없었다. 그녀는 재빨리 잠옷을 입고 방에서 나오다가 해장국을 들고 올라오는 도우미와 마주쳤다. "시준 씨 못 봤어요?" 김영아가 물었다. "저한테 해장국을 끓여 서재로 갖다 달라고 하셨어요." 도우미가 말했다. "아가씨가 가져다 드리는 건 어때요?" 도우미는 오랜 시간 동안 김영아를 돌봐왔기 때문에 그녀의 입장을 잘 생각했다. "왜 서재에 간 거지?" 김영아는 중얼거리며 국을 받아들고 서재로 걸어갔다. 서재 문을 열고 들어선 그녀는 책상 위에 있는 노트북이 켜져 있었고 박시준은 휴대폰을 들고 누군가와 통화하고 있는 걸 보았다. 그녀가 들어오는 것을 본 박시준은 곧 전화를 끊었다. "할 일이 있으니 당신 먼저 자." "알았어요." 김영아는 해장국을 책상 위에 올려놓았다. "해장국 드시는 거 잊지 말아요. 전 침실에 돌아가..." "게스트 룸에 가서 자." 그가 그녀의 말을 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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