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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13장

그의 마음 속에서 사악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박시준! 넌 박준구의 아들이 아니다! 후계자는 더더욱! 금수저를 들고 태어난 박 씨 가문의 후계자가 아니란 말이다...! 넌 그저 늙고 나약한 최경규의 아들일 뿐! 건달의 피가 흐르는 그런 더러운 핏줄! 네 끝은 좋게 끝날 수 없을 거야! 네 아빠의 빚은 갚고 죽어야지!" 메스꺼움이 위를 자극하여 토하고 싶은 생각 뿐이었다! 그는 차고로 걸어가 '우웩' 하는 소리와 함께 아침에 먹은 음식을 모두 토해냈다. 다행히 차고는 사람들의 눈을 피한 곳에 있어 그의 모습을 본 사람은 없었다. 그는 자신이 토한 토사물을 멍하니 내려다보며 자신의 처지와 비슷하다고 생각이 들었다. 주제도 모르고 살았던 역겨운 존재. 그리고는 눈시울이 붉어졌다. 그는 박 씨 가문의 후계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받아들이지 못 하는 것이 아니라, 그가 최경규의 아들이라는 사실을 받아들일 수 없었다. 그리고 그는 박 씨 가문에서 참을 수 없는 고통을 함께 나누었기에 그는 이 사실을 받아들이기가 너무 고통스러웠다. 그가 박시준이라는 존재가 아니였지만, 그의 어머니와 시은이에게 느낀 이 감정들은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그는 자신의 신분이 박시준이 아니라는 사실에 힘든 것이 아닌, 이 이름과 함께 해온 사람들과의 감정에 대해 힘들었다. 박 부인의 자랑스러운 아들도 아니고, 시은이가 존경하는 오빠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자 괴로웠다. 수년 동안 그는 자신의 어머니를 만족시키기 위해, 시은이를 보호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희생을 치뤘는지 그 누구도 알 수 없었다! 심호흡을 하는 그의 위에 차가운 공기가 들어오자 식은 땀이 흘러내렸다. 이성이 다시 돌아온 듯했다. 그는 살짝 맺힌 눈물을 닦으며 진정하고 차에 올라탔다. 집에서 나간 뒤, 그는 이모님에서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 잠시 뒤, 이모님은 차고에 있는 토사물을 치우기 위해 서둘러 나갔다. 그리고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깨끗해졌다. 검은색 롤스로이스는 ST그룹이 아닌 집을 향해 질주했다. 일할 기분도, 다가오는 결혼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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