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36화
“어젯밤에 막 호텔에 들어서다가 임 총감이 이상한 걸 발견했다. 걸음도 똑바로 못 걷더라. 내가 얼른 비서에게 내 방으로 옮기라고 했다. 그후에 백윤택이 내가 임 총감을 발견한 위치에 나타나서 사람 찾느라 분주했다더라. 심지어 임 총감 방까지 갔었대. 내가 CCTV도 뒤져봤는데 ‘아주 우연히도’ 28층 CCTV가 다 꺼져 있더라.”
송근영이 말을 마치자 송우재가 분노에 차서 테이블을 탕 쳤다.
“백윤택이가 아주 미쳐 날뛰는구먼.”
“백윤택의 여동생이 송영식의 여자 친구인 줄 알고 호텔 직원들이 다들 알아서 긴 거죠.”
송근영이 싸늘하게 송영식을 노려보았다.
“너만 아니엇으면 백윤택이 거기 오지도 않았겠지. 그러니 네가 들어가서 임 총감의 곤란한 사정을 해결하는 것도 당연하지. 다 뿌린 대로 거두는 거 아니니?
보니까 임 총감이 약에 심하게 취한 것 같더라. 찬물에 아무리 담가도 해결이 안 돼서 무슨 일이 날까 걱정스러웠어.”
송영식은 입을 꾹 다물었다.
아무리 그래도 임윤서는 자기 회사의 주주인데다가 현재 개발 팀에서 중임을 맡은 총감인데 백윤택이 감히 신제품 발표회에서 임윤서에게 수작을 부릴 줄은 생각지도 못했던 것이다.
아침에 윤서에게 자기를 유혹했다며 난리를 쳤던 것을 생각하니 너무나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기자도 누나가 불렀지?”
송영식이 으르렁거리며 물었다.
“그래. 일을 크게 벌이지 않으면 네가 책임을 안 질 거잖아.”
송근영이 당당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치사하게!”
송영식이 외쳤다.
“미안하지만 언론을 동원해도 소용없어. 난 절대로 임윤서랑은 결혼하지 않을 거야. 이 생에서 이제 지안이는 더 상처받아서는 안 돼. 당장 언론에 해명할 거야.”
그렇게 소리치더니 돌아섰다.
가만가만한 송근영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러기만 해 봐. 오슬란 신제품 출시는 꿈도 꾸지 마셔. 관계 당국에 말을 넣던 어쩌던 출시를 막을 방법은 얼마든지 있으니까. 뭣하면 오슬란 오프라인 매장을 전부 문닫게 만드는 방법도 있고. 할 테면 한 번 해 봐.”
“아니….”
송영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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