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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78화

양유진은 그 말을 듣더니 여름을 가만히 들여다보더니 너무나 다정하게 말했다. “당신이 괴로운 모습을 보느니 회사를 포기하겠어요.” 여름의 가녀린 몸이 파르르 떨렸다. 진작부터 양유진이 자신을 매우 사랑한다는 건 알았지만 자신을 위해서 회사의 미래까지도 던지려고 하리라고는 생각지 못했다. “유진 씨, 저는 그럴 만한 가치가….” 여름이 작은 소리로 진심을 전했다. “아니에요. 당신은 지금 큰 그룹의 이사장이고, 서경주의 유일한 혈육이면서 헤이즐의 이사라는 어마어마한 신분을 여러 가지 걸치고 있어요. 당신과 결혼하고 싶은 남자가 얼마나 많을 텐데 그런 소리 말아요.” 양유진이 웃었다. “오히려 내게 여름 씨는 너무나 근사한 사람이에요” “농담하지 마세요. 이제 진영 그룹도 꽤 큰 회사가 되었잖아요. 요즘 언론에서도 젊은 새 리더 양유진에 대해서 종종 보도하던걸요. 얼마나 굉장한 아가씨들이 유진 씨와 결혼하고 싶어 할….” “하지만 난 사랑하지 않는 사람과 결혼할 생각은 없습니다.” 양유진이 여름의 말을 끊었다. “나는 조건에 맞추어서 대충 결혼할 생각은 없습니다.” “……” 여름은 목이 멨다. “지금 바로 추성호 대표에게 연락을…. 양유진이 일어섰다. “잠시만요!” 여름이 갑자기 양유진을 불러 세웠다. “제가 다시 최하준을 찾아가 볼 생각이에요.” “최하준과 다시 이야기를 해본다고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양유진이 물었다. “나에게 빚진 게 너무 많다고 생각해서 그러는 겁니까, 아니면 그동안 최하준에게 다시 애정이 생기기라도 했나요?” “그런 게 안에요.” 여름은 양유진에게 상처를 주고 싶지 않아 얼른 부인했다. “아직 당신이 회사를 걸 정도로 상황이 어렵진 않아서 그래요. 앞으로도 최하준과 더 길게 싸워야 할 텐데 우리가 가진 최후의 카드까지 다 꺼내서 쓸 수는 없어요.” “하지만….” “저도 다 생각이 있어요. 유진 씨의 뜻은 제가 잘 알겠어요. 최소한 유진 씨가 저에게 가장 좋은 사람이라는 건 알았어요.” 여름이 일어섰다. “늦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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