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1화
스포츠카는 실내 공간이 좁은 편이다.
하준은 마침 여름의 위쪽에 위치하고 있어 여름이 고개를 드는 순간 하준이 여름을 쳐다보면서 여름의 촉촉한 입술에 하준의 입술이 닿았다.
온 세상이 갑자기 조용해졌다.
하준의 목젖이 움찔했다. 한껏 쌓여있던 장작에 불꽃이 튀어 화르륵 타오르는 듯했다.
이렇게 가까이에서 여름을 빤히 바라보고 있자니 촉촉한 피부가 너무나 탐스러웠다. 우유처럼 뽀얗던 피부가 빠른 속도로 핑크색으로 물드는 것이 보였다. 너무 아름다워서 눈을 뗄 수가 없었다.
“저리 가!”
여름이 하준을 밀쳤다.
“한 번만 더 해주면 비킬게.”
하준은 몸에 힘을 주고 꿈쩍도 하지 않았다. 솜사탕처럼 가벼운 키스였지만 도저히 잊을 수 없는 맛이었다. 평생을 바라왔던 소원이 이루어진 것 같았다.
“뭐가 다시야? 방금 그건 그냥 실수로 부딪힌 거거든.”
여름은 당황해서 입을 비죽거렸다.
“난 그렇게 생각 안 하는데.”
하준이 이글거리는 눈으로 여름을 바라보았다.
“어쨌든 뽀뽀 안 해주면 못 비켜.”
“최하준!”
이렇게까지 막무가내로 나올 줄 몰랐다.
“어? 저거 좀 봐!”
하준이 갑자기 깜짝 놀란 듯 창밖을 가리켰다.
여름은 그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아무것도 없다는 것을 확인하고 당했다는 사실을 깨달았지만 하준의 입술은 여름의 입술을 덮었다. 빠르게 키스하고 곧 몸을 뗐지만 하준은 이미 츄르를 한껏 훔쳐먹은 고양이처럼 만족스러운 얼굴이었다.
어이가 없었다.
‘뭐야? 며칠 전까지 백지안이랑 얽혀있었으면서 처음 키스하는 사람처럼 이래?’
하준은 운전석에 자리를 잡고 앉더니 시동을 걸었다.
“자기야, 오늘 벨레스에서 어땠어?”
“별로였어.”
여름이 눈썹이 쓱 올라갔다 내려왔다.
“벨레스랑 추신이 합자회사를 설립하기로 했어. 아주 돈을 있는 대로 퍼부어 가면서 야심만만하더라고. 내가 보니까 추신에서 국내 최대 금융사를 차릴 셈인 거야. 아마도 FTT 금융 자회사를 찍어 누를 셈인 것 같더라고.”
“우리 삼촌이 열심히 안 해서 요즘 FTT가 금융 쪽에서는 영 힘을 못 쓰고 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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